'오징어 게임' 대박 났는데 촬영 중단까지…배우 허성태에게 무슨 일 [헬스톡]
갑작스러운 주목·세간의 평가 압박이 촉발 요인
'마음의 감기' 방치 시 만성화…조기 대처 중요
[파이낸셜뉴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배우 허성태가 흥행 이후 극심한 공황장애를 겪었던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심리적 압박감이 유발하는 공황장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허성태는 최근 방송된 KBS2 예능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해 차기작인 사극 촬영 당시 심한 공황 증세로 현장을 중단시켰던 일화를 전했다.
그는 "현장 스태프들이 '얼마나 잘하나 보자'며 감시하는 것 같았고, '연기가 늘 똑같다'는 평가를 받을까 봐 겁이 났다"며 "약물 복용과 심리 치료를 병행하며 안정을 되찾았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SNS 팔로워가 폭증했을 당시 사지가 떨리는 신체적 불안 증세를 겪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공황장애는 특별한 신체적 이상이나 실제적인 위험이 없는 상태에서 극심한 불안과 공포가 엄습하며 신체 증상이 동반되는 불안장애의 일종이다.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뿐만 아니라 중책을 맡은 직장인, 시험을 앞둔 수험생 등 과도한 책임감과 주변의 평가에 노출된 현대인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다.
정신의학계에서는 뇌 내 신경전달물질(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불균형과 같은 생물학적 요인과 더불어, 급격한 환경 변화나 스트레스 등 심리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하는 것으로 본다.
특히 허성태의 사례처럼 급격한 성공 뒤에 따르는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실패에 대한 극심한 공포가 뇌의 편도체(불안과 공포를 관장하는 뇌 부위)를 과도하게 자극해 발작을 촉발하는 경우가 흔하다.
주요 증상으로는 △심장이 터질 듯이 빨리 뛰는 심계항진 △숨이 가빠지고 질식할 것 같은 호흡곤란 △손발 떨림 및 식은땀 △어지러움과 비현실감 등이 나타난다. 특히 '이러다 죽을지도 모른다'거나 '통제력을 잃고 미쳐버릴 것 같다'는 극심한 공포가 20~30분간 정점에 달했다가 서서히 가라앉는 양상을 보인다. 이후에는 "또 발작이 오면 어쩌지"라는 예기불안이 생겨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을 기피하게 만들기도 한다.
전문의들은 공황장애가 의지의 문제나 나약함의 결과가 아닌 '질환'인 만큼, 부끄러워하거나 참지 말고 조기에 전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로 나뉜다. 항우울제(SSRI)나 항불안제 등을 통해 뇌의 신경전달물질 균형을 맞추고 신체 반응을 안정시키는 약물 치료는 발작 빈도를 빠르게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이와 함께 '평가에 대한 왜곡된 생각'을 교정하고 신체 증상이 생명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인지시키는 심리 치료를 병행하면 완치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일상에서 호흡이 가빠지고 불안이 치솟을 때는 숨을 천천히 4초간 들이마시고 4초간 멈춘 뒤 6초에 걸쳐 길게 내뱉는 '복식호흡'이나, 불안을 자극하는 카페인·알코올 섭취를 제한하고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을 실천하는 것이 자율신경계 안정에 도움이 된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