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공사비 쇼크...'72층 대전역세권' 결국 무산
한화 컨소시엄, 잔금 끝내 미납… 대전시, 규모 축소해 2027년 재공모
[파이낸셜뉴스 대전=김원준 기자] 건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부동산 경기 침체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대전역세권 복합개발 사업이 결국 멈춰 섰다. 대전시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사업 정상화를 위해 개발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내년 하반기 민간사업자 재공모에 나서기로 했다.
대전시는 코레일이 대전역세권 복합2-1구역 개발사업 협약 해제 예정 통보를 해옴에 따라, 사업 정상화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 모색에 나선다고 21일 밝혔다.
이 사업은 지난 2020년 10월 코레일과 한화건설 컨소시엄이 협약을 맺으며 본격화됐다. 올해 3월 사업시행계획인가를 거쳐 10월 통합심의 등 주요 행정절차를 마쳤으나, 고금리와 공사비 급등 등 악화된 시장 상황이 발목을 잡았다.
대전시는 그동안 사업성 개선을 위해 주거시설 비율을 62.3%에서 72.6%로 늘리고, 용적률을 700%에서 1100%로 파격 상향했다. 이에 따라 공동주택 세대수가 기존 987세대에서 1184세대로 늘어난 반면, 수익성이 낮은 컨벤션 연면적은 1만7187㎡에서 7,489㎡로 절반 이상 축소됐다. 코레일 역시 토지대금 잔금 납부 기한을 6차례나 연장하며 물밑 지원을 이어갔다.
그러나 사업주관사인 한화건설 측이 '사업성 확보 불가' 입장을 고수하면서, 사업시행자인 대전역세권개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는 최종 납부 기한인 이달 19일까지 토지 대금 잔금을 납부하지 못했다.
계약 해제가 가시화됨에 따라 대전시는 기존 72층 규모의 초고층 개발계획을 전면 재검토한다. 주거·업무·판매·숙박 등 도입시설의 적정 규모를 다시 산정해 시공사의 공사비 부담을 크게 줄여줄 방침이다. 또한, 코레일과 동구,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기관별 역할을 분담하고, 대형 건설사 등 잠재적 투자기업과의 협의를 거쳐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신규 사업자 재공모를 추진할 계획이다.
최종수 대전시 도시국장은 "대전역세권 개발은 원도심 활성화와 지역 성장거점을 조성하기 위한 핵심 사업"이라며 "기존 계획과 사업구조를 면밀히 재검토하고 관계기관과 밀접하게 협력해 실현 가능한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전역세권 사업의 좌초는 비단 대전만의 문제가 아니며, 최근 전국 대도시 거점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전반으로 확산하는 '공사비 쇼크'의 대표 사례다. 수도권에 비해 분양가 상한이나 수요 예측이 불확실한 지방 거점 개발의 경우, 원자재 가격과 금리가 동시에 치솟으면서 대형 건설사조차 수천억 원대 수주 물량을 포기하는 '선제적 손절' 기조가 강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대전역 일대 원도심 부활과 '혁신도시' 지정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당분간 차질이 피할 수 없게 됐다.
[email protected] 김원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