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을 '7번' '그분'으로 부른다"... 국감장서 폭로된 韓 축구 충격적인 라커룸 실태
정연욱 의원 "손흥민 이름 부르기도 껄끄러운 사이인가"
김민재·황인범 작심 발언부터 '96라인 은퇴 소동'까지
여당 질타에 진땀 뺀 이용수 직무대행
"라커룸 일은 라커룸에서" KFA의 회피에 "어떤 감독이 와도 수습 불가" 맹폭
[파이낸셜뉴스] '그라운드를 넘어 결국 국회 국정감사 테이블까지 올랐다. 무너진 국가대표팀의 리더십과 곪아 터진 내분, 그리고 대한축구협회(KFA)의 무책임한 방관이 도마 위에 올랐다.'
바람 잘 날 없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내부의 깊은 갈등이 국정감사에서 낱낱이 파헤쳐졌다. 국민의힘 정연욱 의원은 21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근 불거진 축구대표팀 내 불화설과 리더십 붕괴 사태를 지적하며, 대한축구협회의 안일한 대처를 강도 높게 질타했다.
이날 가장 충격적인 발언은 대표팀 주장 손흥민(LAFC)을 향한 내부의 기류였다.
증인으로 출석한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부회장(회장 직무대행)을 향해 정 의원은 "최근 국가대표 선수들 사이에서 손흥민 선수를 이름이 아닌 '7번', '그분'이라고 부른다는 것을 알고 있느냐"고 쏘아붙였다.
이어 정 의원은 "이름을 직접 거론하기조차 껄끄러울 만큼 선수들 내부 팀워크가 불편해진 것인지 의문이 든다"며 대표팀 내 심각한 파벌 및 소통 단절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했다.
질타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정 의원은 지난 2일 베네수엘라전 직후 공격진의 수비 가담 미흡을 직격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리더십 부재를 암시하며 울먹인 황인범(포르투)의 인터뷰 영상을 직접 제시했다. 또한 우즈베키스탄전 이후 축구계를 발칵 뒤집어놓았던 1996년생 주축 선수(김민재, 황인범, 황희찬)들의 이른바 '대표팀 은퇴 소동'까지 거론하며 사태의 심각성을 짚었다.
하지만 축구협회의 답변은 여전히 안일했다. 이용수 직무대행은 "내용을 간략하게 보고받았다"면서도 "라커룸 내에서 일어난 일은 라커룸에서 해결한다는 원칙에 따라 대표팀 안에서 계속 논의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며 구체적인 해명과 개입 책임을 회피했다.
이러한 협회의 미온적인 태도에 정 의원은 폭발했다.
그는 "국민들은 축구협회가 도대체 어떤 운영의 묘를 발휘하고 있는지, 왜 이런 잡음이 계속 반복되는지 묻고 있다"며 "어떤 감독이 들어와도 지금처럼 리더십이 무너진 상황을 수습할 수 있을지 근본적인 의구심이 든다"고 강하게 맹폭했다. 협회의 방관이 오히려 억측과 의혹을 키우고 있다는 뼈아픈 지적이다.
쏟아지는 질타에 이용수 직무대행은 "대표팀이 조금 더 하나로 뭉치면서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 중심으로 11월 A매치와 내년 1월 아시안컵을 준비해 가며 개선해 나가길 바란다"는 원론적인 답변만을 남겼다. 축구 팬들의 끓는 속을 달래기엔 턱없이 부족한, 상처뿐인 국정감사였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