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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 쉰 사자, 기세 오른 호랑이… 2년만에 가을 맞대결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삼성-KIA, 25일 PO 1차전
페덱·후라도-네일·올러 선발 탄탄
간판 타자들 화력대결서 갈릴 듯
정규시즌 전적 9승7패 기아 우세

삼성 구자욱 뉴시스
삼성 구자욱 뉴시스
KIA 김도영 뉴시스
KIA 김도영 뉴시스
제임스 네일
제임스 네일
크리스 페덱
크리스 페덱

가을을 수놓을 전통의 '달빛 시리즈(달구벌-빛고을)'가 2년 만에 다시 막을 올린다. 정규시즌 2위 삼성 라이온즈와 준플레이오프(준PO)를 파죽의 3연승으로 통과한 정규시즌 3위 KIA 타이거즈가 한국시리즈 진출권을 놓고 물러설 수 없는 진검승부를 펼친다.

양 팀은 오는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1차전을 시작으로 열전에 돌입한다. 1, 2차전은 대구에서, 3, 4차전은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며 5차전까지 이어질 경우 다시 대구로 향한다.

이번 맞대결은 2024년 한국시리즈 이후 2년 만에 성사된 가을 무대 리턴매치다. 2년 전에는 정규시즌 1위로 직행했던 KIA가 PO를 거치고 올라온 삼성을 4승 1패로 제압하며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12년 만의 대권 도전을 선언한 삼성으로서는 2년 전의 뼈아픈 패배를 설욕할 절호의 기회이며, KIA는 다시 한번 사자 군단을 넘어 2년 만의 왕좌 탈환을 노린다.

시리즈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휴식'과 '기세'의 충돌이다. 지난 12일 정규시즌 일정을 모두 마친 삼성은 2주 가까운 휴식을 취하며 전력을 단단하게 재정비했다. 특히 시즌 막판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던 '타격왕' 구자욱과 등에 담 증세를 보였던 크리스 페덱이 회복할 시간을 충분히 벌었다는 점이 가장 큰 소득이다.

반면 KIA는 단기전에서 가장 무서운 무기인 '기세'를 완벽하게 탔다.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를 상대로 단 3경기 만에 준PO를 조기 종료시키며 체력 소모를 최소화했다. 준PO 3차전에서 16안타 13득점을 몰아친 타선의 사이클은 최고조에 달해 있으며, 압도적인 3연승 속에 선수단의 자신감도 하늘을 찌른다. 삼성이 가진 휴식의 이점을 KIA가 조기 승리로 어느 정도 상쇄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마운드 대결은 팽팽한 호각세다. 삼성은 아리엘 후라도와 페덱이라는 강력한 외국인 원투펀치에 원태인, 최원태로 이어지는 탄탄한 선발진을 구축하고 있다. 구원왕 김재윤(35세이브)과 이승민(23홀드)이 버티는 불펜의 무게감도 확실하다.

이에 맞서는 KIA 역시 제임스 네일과 아담 올러에게 충분한 휴식을 부여하며 PO 1, 2차전 출격 준비를 완벽히 마쳤다. 대투수 양현종이 준PO에 등판하지 않고 체력을 온전히 비축했고, 시라카와 게이쇼가 3차전에서 5이닝 1실점 쾌투를 펼쳐 선발 운용의 폭이 한층 넓어졌다. 전상현을 필두로 재편된 불펜진도 단기전의 중압감을 이겨내며 안정감을 찾았다.

결국 승패는 양 팀 간판타자들의 화력전에서 갈릴 공산이 크다. 삼성은 구자욱의 정상 출전 여부가 변수지만 최형우, 르윈 디아즈, 강민호 등 언제든 담장을 넘길 수 있는 거포들이 촘촘하게 포진해 있다.

KIA는 준PO 3경기에서 3홈런 8타점을 쓸어 담으며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올해 홈런왕 김도영의 방망이가 가장 날카로운 무기다. 여기에 나성범, 해럴드 카스트로가 중심을 굳게 지키고, 공격 첨병 박재현의 출루가 원활하게 이루어진다면 대구에서도 충분히 파괴력을 뽐낼 수 있다.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는 9승 7패로 KIA가 근소한 우위를 점했다. 충분한 휴식으로 굳건한 방패를 세운 삼성과, 폭발적인 화력으로 날카로운 창을 벼른 KIA. 영호남 명가의 자존심을 건 가을 야구 최고 흥행 카드가 야구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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