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노소 모두가 '백범'…경계 허문 다중 캐스팅, 랩으로 외치는 저항의 목소리
서울예술단 창단 40주년 창작가무극 '백범'
[파이낸셜뉴스] 독립운동가 김구의 삶이 랩과 현대적인 음악, 역동적인 퍼포먼스로 구현된다. 역사 속 위인을 엄숙하게 재현하는 기존 역사극의 틀에서 벗어나, 여러 배우가 하나의 백범을 연기하는 독특한 무대다.
23일 서울예술단에 따르면 서울예술단 창단 40주년과 백범 김구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공연은 서울예술단과 국립극장이 공동 주최한다. 오는 11월 14일부터 21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총 9회 공연된다.
2020년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초연됐던 뮤지컬 '백범'을 바탕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작품은 '백범일지'를 바탕으로 소년 김창암이 독립운동가 김구로 성장하고,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을 거쳐 광복 이후 분열된 조국의 통합을 위해 마지막까지 노력했던 삶을 그린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역사적 인물과 현대 대중음악의 만남이다. 백범 김구와 랩이라는 의외의 조합이 이번 공연의 음악적 특징이다. 서울예술단은 랩을 비롯한 현대적인 음악을 통해 독립을 향한 열망과 시대적 갈등, 백범이 품었던 신념과 고뇌를 오늘의 관객에게 생생하게 전할 예정이다.
음악만큼이나 무대 위에서 백범을 표현하는 방식도 색다르다. 한 명의 배우가 김구의 일생을 연기하는 대신, 성별과 연령을 넘어 여러 배우가 각기 다른 시기의 백범을 표현한다.
여러 배우의 목소리와 움직임으로 한 사람의 삶을 완성하는 방식은 '우리 모두의 이름, 백범'이라는 작품의 핵심 메시지와 연결된다. 백범 한 사람의 삶에서 나아가, 독립과 새로운 나라를 위해 함께했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확장하는 것이다.
무대 역시 역사적 사건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역동적인 퍼포먼스와 LED 영상을 활용해 인물의 감정과 시대의 에너지를 표현할 예정이다. 극작 장성희, 각색·작사 장우성, 작곡 원미솔, 연출 정태영, 안무 홍유선 등이 참여한다.
정 연출은 21일 서울 예술의전당 무궁화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김구 선생님의 신념인 '평범한 모든 사람이 국가의 주인이다'라는 가치를 소리 내어 외치고 몸짓으로 받아내는 장면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다"고 전했다.
원미솔 작곡가는 그 시대를 살아낸 이들의 선택이 오늘의 한국을 만들었다는 점을 음악으로 어떻게 담아낼지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극 중 비중 있게 등장하는 랩은 멋을 내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억눌린 목소리와 저항의 에너지를 직접 전하는 표현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신진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