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포츠일반

"홈런 맞고, 붉은 함성에 질리고"... 삼성이 진짜 두려워하는 것은 김도영의 '거대한 파급력'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최근 10경기 안타 10개 중 홈런이 7개·결승타만 4번… '승부처의 절대자'로 진화한 김도영
삼성전 9홈런 맹폭·대구서만 4아치… 사자 군단 향하는 무시무시한 공포
말 한마디에 잠실벌 핏빛 점령시킨 '관중 동원력'까지
삼성, 방망이 넘어 '김도영 신드롬' 막아야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3차전 경기, 2회초 1사 만루 상황 KIA 김도영이 만루 홈런을 친 뒤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3차전 경기, 2회초 1사 만루 상황 KIA 김도영이 만루 홈런을 친 뒤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알고도 당했다는 절망감이 디펜딩 챔피언을 조기 탈락시켰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직전 "김도영 봉쇄가 시리즈의 핵심"이라며 경계령을 내렸지만, 결과는 1차전 역전 결승포·쐐기포, 3차전 145m 만루포라는 가장 참혹한 결말로 되돌아왔다.

이제 그 거대한 공포가 대구 사자 굴로 진격한다. 정규시즌 2위로 일찌감치 플레이오프(PO) 직행을 확정하고 체력을 비축한 삼성 라이온즈지만, 가장 껄끄럽고 부담스러운 상대를 맞닥뜨리게 됐다. 삼성이 마주한 공포의 실체는 다름 아닌 '승부처의 지배자'로 완전히 각성한 김도영(23·KIA 타이거즈)이다.

지금 김도영의 방망이는 정규시즌 홈런왕에 올랐을 때보다 훨씬 더 기형적이고 무섭게 돌아가고 있다. 최근 10경기 성적은 36타수 10안타, 타율 0.278. 겉보기엔 평범해 보이지만 세부 스탯은 비현실적이다. 안타 10개 가운데 무려 7개가 홈런이다. 3위 결정전격이었던 LG와 정규시즌 최종전 결승 홈런을 포함해, 이 기간 7개의 홈런 중 무려 4개가 팀 승리를 결정짓는 결승타였다. 타점만 22개를 쓸어 담았다.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기록한 안타 3개가 모두 담장을 넘어갔다. 타율 관리 따윈 안중에도 없다. 찬스가 오면 가장 잔혹하고 완벽하게 경기를 파괴해 버리는 '해결사'로 완벽하게 변모한 것이다.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2회초 1사 만루 상황에서 KIA 김도영이 만루홈런을 친 뒤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 뉴스1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2회초 1사 만루 상황에서 KIA 김도영이 만루홈런을 친 뒤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 뉴스1

삼성이 느끼는 압박감은 LG 이상이다. 김도영은 올 시즌 삼성을 상대로 무려 9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다(키움전과 함께 최다). 삼성 투수진은 그를 막을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시즌 내내 난타당했다. 설상가상으로 PO가 열리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올 시즌 홈런 171개)와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172개)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친타자·홈런 공장이다. 김도영 역시 대구 원정 9경기에서 4번의 아치를 그렸다. 삼성 투수들로서는 작은 실투 하나가 시리즈의 분위기를 통째로 넘겨줄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안고 마운드에 올라야 한다.

하지만 삼성이 경계해야 할 진짜 공포는 따로 있다. 지금 김도영이 뿜어내는 위압감은 타석에만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말 한마디로 구단의 마케팅 부서도 해내지 못한 '레드 드레스 코드' 1만 명 대동단결을 하루 만에 이끌어냈다. 선수의 입김 한 번에 잠실구장 3루 관중석이 시뻘겋게 물들었고,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에 김도영은 145m 그랜드슬램으로 완벽하게 응답했다. 선수가 팬덤을 지휘하고, 결집한 팬덤이 다시 선수에게 에너지를 불어넣는 폭발적인 선순환. 그리고 여기에서 타오르는 분위기. 이것이 바로 삼성이 대구 안방에서 막아내야 할 무형의 거대한 무기다.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3차전 경기, 6회초 선두 타자 KIA 김도영이 타격하고 있다. 뉴시스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3차전 경기, 6회초 선두 타자 KIA 김도영이 타격하고 있다. 뉴시스
연합뉴스
연합뉴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이미 "슈퍼스타다운 활약을 펼쳤다"며 극도의 경계심을 드러냈다. 단기전에서는 초반 주도권과 단 한 번의 결정적 한 방이 시리즈 전체를 집어삼키는 법. 김도영을 막지 못하면, 그를 중심으로 나성범, 카스트로 등으로 이어지는 호랑이 군단의 추가 폭격까지 고스란히 감당해야 한다.

올 시즌 삼성전 9홈런. 최근 10경기 안타 10개 중 7홈런 22타점. 그리고 관중석까지 지배하는 거대한 파급력. LG는 이 23세 천재를 막는 데 실패했다. 이제 그 무시무시한 공포의 시험대가 삼성 앞에 놓여 있다.

KIA는 타선이 약한 팀이 아니다. 김도영을 피한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다. 김도영은 여느 홈런타자와는 다르게 엄청나게 빠르다. 나가면 득점 확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결국 피하는 것이 아니라 막아야 한다. 막아내지 못한다면 이 시리즈 역시 KIA의 우세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홈런 #삼성 #파급력 #김도영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