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사를 꿈꾼 19세 강민수씨, 7명에게 새 삶 남기고 떠났다
[파이낸셜뉴스] "특별한 재료를 넣은 것도 아닌데 민수가 끓여주는 라면이 제일 맛있었다."
요리사를 꿈꾸던 아들을 떠나보낸 아버지는 그 맛을 잊지 못한다. 19세 강민수 씨는 장기기증으로 7명에게 새 삶을 전하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9월 30일 명지병원에서 강민수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7명의 환자에게 새 생명을 전했다고 밝혔다.
강 씨는 불의의 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졌다. 그의 심장과 폐, 간, 췌장, 양쪽 신장, 양쪽 안구는 7명에게 이식됐다.
강 씨의 부모는 평소 어려운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던 아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기증을 결심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아들도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라 여겼다.
아버지 강성원 씨는 평소 아들의 가슴에 귀를 대고 심장 소리를 듣곤 했다며 "누군가의 몸에서 민수의 심장이 잘 뛰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면 큰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1남 1녀 중 둘째로 태어난 강 씨는 어릴 적부터 요리사가 돼 자신의 식당을 여는 것이 꿈이었다. 꿈을 이루기 위해 조리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요리학원에 다니며 실력을 키웠다. 졸업 후에는 식당에서 일하며 경험을 쌓고 돈을 모았다. 틈틈이 익힌 솜씨로 가족에게 음식과 빵을 만들어 줬고, 아버지는 그중에서도 아들이 끓여준 라면을 가장 오래 기억하고 있다.
강 씨는 여느 또래처럼 여행을 즐기고 맛집을 찾아다니며 사람들과 잘 어울렸다. 친구가 힘든 일을 겪으면 고민을 들어주고,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 힘을 보태려 했다. 어린 시절에는 다친 동물을 보면 어떻게 도울지 고민할 만큼 마음이 따뜻했다.
가족과도 각별했다. 네 살 위 누나와는 다툰 적이 없을 만큼 사이가 좋았다. 여름이면 아버지와 단둘이 부산의 해수욕장을 찾아 물놀이를 즐겼다. 아버지는 지금도 바다를 보면 아들에게 수영을 가르쳐 주던 순간이 떠오른다고 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민수야, 아빠라고 부르며 다가오던 네 모습과 목소리가 너무 그립다. 아빠는 늘 그 자리에 있을 테니 가끔이라도 찾아와 줘. 네가 길을 잃지 않도록 아빠가 계속 지키고 있을게. 너무 보고 싶고 사랑한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이식 수혜자들에게는 "민수가 보고 싶어 했던 세상을 많이 보고 즐기면서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살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요리사의 꿈을 키우며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으로 주변을 돌보던 강민수 님이 7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났다"며 "아들을 떠나보내는 슬픔 속에서도 생명나눔을 결정해 주신 가족의 마음이 많은 분들에게 오래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