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일상 회복까지 챙긴다…구로에 들어서는 중증질환 치료 허브[Weekend 헬스]
고려대 구로병원 '새암병원' 착공
암진료 인프라 한곳 모아 2029년 개원
다학제 협진으로 치료 가능성 늘리고
독보적 기술 갖춘 로봇수술 적극 활용
클리닉 통해 후유증·동반질환 관리도
"중증질환 치료체계 발전 전환점 될것"
게티이미지뱅크
암 진단부터 치료, 회복, 그 이후의 일상까지 한 곳에서 가능해진다. 흩어져 있던 암 진료 기능을 한 건물에 모으고, 비워진 자리는 중환자실과 수술실, 응급의료센터로 채우게 된다.
22일 고려대 구로병원에 따르면 오는 2029년 문을 열 새암병원을 중심으로 중증질환 치료 병원으로의 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지난달 22일 새암병원 기공식을 열었다. 새암병원은 지하 9층, 지상 6층, 연면적 3만458㎡ 규모로 2029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단순한 진료 공간 확장을 넘어 중증·필수의료와 정밀 암치료 역량을 강화하고, 병원 전반의 진료체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핵심 사업이다.
이 병원은 지난 2019년부터 중증환자 중심 의료체계 구축을 위해 병원 구조와 진료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재편하는 마스터플랜을 추진해 왔다. 1단계 사업인 미래관은 2022년 9월 완공돼 10개 진료과가 이전·확장했다.
마스터플랜 2단계인 새암병원은 중증·필수의료 핵심 인프라 확충과 질환별 특성화 진료체계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 그동안 구로병원은 암 진료 역량을 갖췄지만 공간 제약으로 관련 기능이 여러 곳에 흩어져 있었다. 새암병원은 이를 한데 모아 진단부터 치료까지 체계적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오상철 고려대 구로병원 암병원장(종양내과 교수)은 "새암병원으로 암 진료 기능이 옮겨 가며 생기는 기존 공간에는 중환자실과 수술실, 권역응급의료센터 등을 확대 조성할 것"이라며 "암 진료의 고도화를 넘어 고려대 구로병원의 중증질환 치료체계를 전반적으로 발전시키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학제·로봇수술로 1~2주에 맞춤 치료
고려대 구로병원은 전체 환자 중 중증환자 비율이 75%를 넘는다. 중증도가 높을수록 환자 상태와 질환 특성을 세밀하게 고려한 치료 전략이 중요한 만큼 다학제 협진과 유전체 분석을 바탕으로 개인별 정밀의료를 제공하고 있다.
다학제진료는 다학제 개념이 보편화되기 전인 지난 2009년부터 도입했다. 현재 유방암, 폐암, 대장암, 식도암, 두경부암, 췌담도암, 간암, 위암, 흉선암 등 주요 암종별 전문 다학제진료팀을 운영한다. 내과와 외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핵의학과, 재활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의료진이 함께 수술·항암·방사선치료 계획을 세우고 치료 이후 관리까지 논의한다. 이를 통해 처음 진단 당시 수술이 어려웠던 환자의 치료 가능성도 넓히고 있다. 통증·우울증 관리와 완화의료까지 연계해 환자의 삶의 질도 함께 살핀다.
정밀유전체임상의학센터를 중심으로 암 환자의 유전체 데이터를 축적·분석하는 연구도 이어가고 있다. 같은 암이라도 환자마다 유전적 특성과 치료 반응이 다른 만큼, 분석 결과를 치료 전략에 반영해 맞춤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검사·진단,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를 유기적으로 잇는 원스톱 진료체계도 갖췄다. 진단부터 치료 시작까지 걸리는 기간을 1~2주 이내로 줄여 환자의 불안을 덜고 신속한 치료를 돕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평가 결과로도 이어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적정성평가에서 대장암, 위암, 유방암, 폐암 분야 1등급을 5년 이상 유지하고 있다.
로봇수술 분야에서도 독보적인 경험을 쌓아 왔다. 단일공 흉부 로봇수술 집도 건수는 세계 최다이며, 고난도 산부인과 수술인 단일공 로봇 천골질고정술도 세계 최다 집도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단일공 로봇 식도암 수술에 성공했고, 국내 최초로 로봇 단일공 확대담낭절제술에도 성공했다. 이 같은 성과로 2023년 3월 세계 최초 '단일공 흉부 로봇수술 교육센터', 같은 해 6월 세계 최초 '단일공 질 탈출증 질환 로봇수술 교육센터'로 각각 지정돼 미국, 프랑스, 일본 등 각국 의료진에게 술기를 전수하고 있다.
새암병원이 문을 열면 이러한 시스템은 한층 고도화된다. 관련 기능을 한곳에 모아 환자의 이동 부담을 줄이고, 고난도 수술과 다학제 협진의 연계도 강화된다. 유방암센터, 갑상선암센터, 소화기내시경센터, 호흡기센터, 항암치료실 등도 확장해 질환별·센터별 전문 진료체계로 전환할 방침이다.
■중증외상부터 암 생존자까지 평생관리
1983년 의료 취약지역에서 개원한 고려대 구로병원은 정부의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사업 이전부터 중증환자 진료에 집중해 왔다.
국내 유일의 중증외상전문의 수련센터를 운영하며 서울시 중증외상 최종치료센터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 모자의료 진료협력 시범사업 서울 서남권 대표병원으로 선정돼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 통합치료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고위험 산모 집중치료실과 신생아중환자실, 격리실도 확충했다.
암 치료 이후의 삶도 챙긴다. 암 치료는 수술이나 항암치료가 끝났다고 마무리되지 않는다. 재발과 이차암 여부를 꾸준히 확인하고 후유증과 동반질환을 관리해야 건강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 이를 위해 구로병원은 '암 평생관리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클리닉에서는 혈액검사와 CT, 초음파, 내시경 등으로 재발과 이차암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이상 소견이 있으면 해당 진료과와 신속히 연계한다. 치료 후 나타나는 피로와 통증, 신경계·소화기계 증상 등 후유증을 종합 평가해 관리하고, 고혈압과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등 만성질환까지 함께 살핀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새암병원 건립을 계기로 암 진단과 치료, 회복, 장기 건강관리로 이어지는 전주기 진료체계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중증·필수의료 인프라 확충과 정밀 암치료 역량 강화를 통해 환자 중심의 통합의료를 실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email protected]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