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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로컬기업 1618억원 육성계획… 신규 투자액은 미공개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2027~2031년 기존 지원사업 연계
기업 78% 기반 마련·성장 진입 단계
업력 5~7년 기업 62%도 기반 마련
재원별 분담·매출·고용 목표 구체화 과제

홍콩에서 열린 글로벌 세일즈 프로그램 창업·투자 관련 행사 현장. 도내 로컬기업 555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서는 78%가 사업 기반 마련 또는 성장 진입 단계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홍콩에서 열린 글로벌 세일즈 프로그램 창업·투자 관련 행사 현장. 도내 로컬기업 555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서는 78%가 사업 기반 마련 또는 성장 진입 단계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도가 로컬기업 육성을 위해 1618억원 규모의 5개년 투자계획을 마련했지만, 기존 지원사업 예산과 신규 투자액은 구분해 공개하지 않았다. 기업 실태조사에서는 창업 5~7년 차 기업의 62%가 여전히 사업 기반 마련 단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 21일 공개한 '로컬크리에이터 육성 및 지원 기본계획(2027~2031)'은 4대 전략과 9개 과제, 75개 실행방안으로 구성됐다. 제주 고유자원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결합한 창업기업을 발굴해 지역 대표기업으로 육성하는 5년 단위 법정계획이다.

이번 계획은 여러 부서와 기관에 분산된 기존 지원사업을 기업의 성장단계에 맞춰 연결하는 데 중점을 뒀다. 제주도는 올해 예산설명서를 전수조사해 기업육성·문화·관광·식품·지역재생 등 로컬경제 관련 사업 63개를 파악했다.

그러나 공개된 기본계획에는 기존 사업과 신규 사업의 투자액이 별도로 구분되지 않았다. 국비와 도비, 민간자금 등 재원별 분담액도 제시되지 않았다.

5년간 투자계획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는 기업 성장 고도화와 성장 생태계 지원이다. 총 959억원으로 전체의 59.3%다.

세부적으로는 식품·생활산업·관광 등 분야별 특화 성장 지원에 551억원, 창업기업 발굴부터 지역 대표기업 육성까지 이어지는 성장단계별 지원에 161억원, 기업 역량 강화와 금융 지원에 247억원을 배분했다.

로컬인재 양성과 지역 정착에는 433억원, 기업 간 협업과 지역 상생 기반 조성에는 211억원이 계획됐다. 나머지 15억원은 통합지원체계 구축과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활용 등에 배정됐다.

연차별 투자계획은 2027년 317억원, 2028년 335억원, 2029년 329억원, 2030년 321억원, 2031년 316억원이다. 중장기 투자계획에 제시된 금액으로, 실제 사업비는 연도별 예산 편성 과정에서 구체화된다.

지난 6월 16일부터 17일까지 제주에서 열린 제주 로컬 브랜드 '더 제주크리에이터' 기업 오디션 현장. 제주지역 로컬기업들이 지역 농산물과 문화자원을 활용해 개발한 상품을 선보이는 전시·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제주도는 2027년부터 5년간 1618억원 규모의 로컬기업 육성계획을 추진한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지난 6월 16일부터 17일까지 제주에서 열린 제주 로컬 브랜드 '더 제주크리에이터' 기업 오디션 현장. 제주지역 로컬기업들이 지역 농산물과 문화자원을 활용해 개발한 상품을 선보이는 전시·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제주도는 2027년부터 5년간 1618억원 규모의 로컬기업 육성계획을 추진한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기업의 성장단계별 지원이 필요한 이유는 제주도가 실시한 실태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제주지역 로컬기업 555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업 기반 마련 단계가 47.5%, 성장 진입 단계가 30.5%로 전체의 78%를 차지했다. 조사 기업의 약 86%는 종사자 10명 미만의 소규모 사업체였다.

특히 업력 5~7년 차 기업 가운데 62%가 기반 마련 단계에 분포했다. 창업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났는데도 성장단계로 진입하지 못한 기업이 상당수 포함된 셈이다. 자금 조달에서도 매출 재투자에 의존하는 비율이 63.7%로 나타났다. 외부 투자유치를 시도한 기업은 29.6%였다.

기업들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지원은 투자·자금 지원이 26.2%로 가장 많았다. 마케팅 17.8%, 판로 개척 14.4%가 뒤를 이었다. 성장단계별 지원체계 구축을 요구한 응답도 47.0%에 달했다.

제주도가 제시한 기업육성 방향은 초기 창업지원과 시장 진출, 금융·투자를 연계하는 방식이다.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지역 대표기업으로 육성하고 기업 간 협업을 통해 마을과 상권의 경제활동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정책 대상의 범위도 구분해야 한다. 제주도는 의·식·주와 예술콘텐츠, 여가관광 등 5개 분야의 연관 산업 규모를 사업체 3만8828개, 종사자 8만8870명, 매출 13조8517억원으로 추산했다.

제주도는 2027~2028년 기존 지원사업의 연계체계를 구축하고 지역 대표기업 선발과 시범 거점 조성을 추진한다. 2029~2030년에는 분야별 특화 육성과 투자 연계를 확대하고, 2031년에는 기업과 협업조직의 자립 운영을 지원할 계획이다.

강애숙 제주도 경제활력국장은 "로컬창업은 지역자원을 새롭게 해석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든다는 점에서 '창업도시 제주'의 중요한 한 축"이라며 "앞으로 연도별 시행계획을 통해 로컬기업의 실질적인 성장을 뒷받침하고, 그 성과가 지역의 활력으로 이어지도록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정책 성과를 판단하려면 기존 사업과 신규 투자액을 구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지원기업이 기반 마련 단계에서 실제 성장단계로 얼마나 이동했는지, 매출과 고용이 어떻게 변했는지에 대한 평가도 요구된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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