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롤렉스도 안 이랬다"…새벽 5시 150팀 줄 세운 떡플런
새벽 5시 150팀 마감·전날 밤 9시 대기까지…모찌 열풍 대행료만 10만원…웃돈 얹어 줄 서는 알바도 등장 구글 검색량 5000% 증가…떡 브랜드 모시기 경쟁 치열
[파이낸셜뉴스] "모찌 안에 고디바의 초콜릿이 들어있고 로고까지 새겨져 있어 꼭 먹어보고 싶어 방문했습니다. 여자친구 선물용으로 주려고 합니다."
22일 아침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몰 앞에서 만난 대학생 김모씨는 최근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고디바의 '생과일 모찌'를 기다리며 이같이 밝혔다. 오전 이른 시각이었지만 대기 줄은 이미 지하 쇼핑몰 통로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기자는 매장 오픈 시간인 오전 10시 30분보다 한 시간 반 이른 오전 9시에 고디바 매장을 찾았지만, 이미 현장 직원으로부터 "1인당 4개로 구매 수량을 제한하고 있음에도 오늘 현장 대기는 모두 마감됐고, 지금 서 있는 분들은 사전 접수 후 제품을 수령하기 위한 대기 줄"이라는 안내를 받았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디저트 시장을 휩쓸었던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의 바통을 이어받아, 최근에는 말랑하고 쫄깃한 식감의 모찌와 찹쌀떡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인기 떡 제품을 손에 넣기 위해 매장 문을 열기 전부터 줄을 서는 이른바 '떡플런(떡+오픈런)' 현상이 곳곳으로 확산하고 있다.
잠실 롯데월드몰은 이러한 떡플런에 나선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벨기에 초콜릿 브랜드 고디바가 초콜릿 가나슈에 딸기, 귤 등 생과일을 더해 하루 500개 한정 판매하는 생과일 모찌는 떡플런의 상징이 됐다. 맞은편에 위치한 과일 찹쌀떡 전문점 '한정선' 역시 모찌 대신 우리말인 찹쌀떡을 내세워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으며 평일 낮 시간에도 400팀이 넘는 웨이팅 행렬을 이어갔다. 디저트 카페 노티드 잠실롯데월드몰점도 최근 유행하는 '와쿠볼'을 응용한 '와쿠 도넛모찌'를 출시하며 제품 구매를 위해 2시간 이상 기다려야 할 정도다.
떡 디저트를 향한 대중의 폭발적인 관심은 데이터로도 입증된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22일 현재 '고디바 모찌' 키워드의 검색량은 1년 전 대비 5000% 이상 폭증했다.
소비자들이 떡 디저트를 찾는 이유는 떡 특유의 쫄깃한 식감에 다채로운 식재료가 결합해 색다른 맛과 희소성을 동시에 갖췄기 때문이다. 이날 한정선을 찾은 60대 이모씨는 "평소 인절미나 백설기 같은 전통 떡을 즐겨 먹는데, 딸이 요즘 과일이나 초콜릿을 넣은 찹쌀떡이 유행한다고 알려줘 방문했다"며 "매일 아침 줄이 길게 늘어선 것만 보다가 오늘은 대기 인원이 비교적 적은 편이라 구매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새벽부터 모찌를 구매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자,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등에는 일당 10만원을 주고 대신 줄을 서줄 아르바이트생을 구하는 게시글까지 등장했다.
유통업계도 인기 떡 브랜드를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입점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특히 잠실 롯데월드몰에서는 '육구방앗간', '모락절미' 등 전국 각지의 유명 떡 브랜드를 한자리에 모은 '떡지순례' 릴레이 팝업스토어가 이어지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디저트 유행 초창기에는 남들이 쉽게 구하지 못하는 것을 맛본다는 희소성 때문에 오픈런 열기가 더욱 뜨거워지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떡은 한국인에게 친숙한 전통 음식인 만큼, 반짝 유행에 그쳤던 두쫀쿠와는 달리 대중적인 인기를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mail protected] 박경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