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죄든 무죄든 정가 '흔들'..오세훈 2심에 쏠리는 눈들
[파이낸셜뉴스]차기 대권 유력주자인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2심 선고 공판이 23일 열린다. 유·무죄와 무관하게 선고 결과는 오 시장 개인의 정치적 명운뿐만 아니라 정치권의 지각 변동을 일으킬 전망이다. 최종심은 아니지만 시장직 박탈형이 선고될 경우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개최 여부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여야 잠룡들도 몸풀기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무죄가 선고될 경우 사법리스크로 위축됐던 오 시장의 정치적 체급도 더욱 커지면서 야권 내 세력도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22일 정치권과 법원에 따르면 오 시장의 이른바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사건 2심 선고가 오는 23일 나올 예정이다. 1심 재판부는 오 시장의 혐의를 인정해 벌금 1000만원·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했다. 1심 선고가 나온지 3개월 만으로, '6·3·3 원칙(1심 6개월, 2·3심 3개월)'에 따른 일정이다. 대법원이 해당 원칙을 준수할 경우 3심 결과는 내년 1월 나오며,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개최된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에서는 오 시장의 1심 유죄 판결이 2·3심에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투입될 후보를 선정하기 위해 고심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 과정에서 김민석 대표의 '훈식(강훈식 전 청와대 비서실장)·원식(우원식 전 국회의장)·청래(정청래 전 대표)' 수첩이 포착됐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서울시장 선거가 열릴 것이라고 가정하고 정책 공약 개발 준비까지 시작했다"며 "후보도 경선을 통해 뽑을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의힘에서도 나경원·신동욱·박수민·안철수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됐다.
그러나 지난 10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 제공' 사건 2심 무죄를 선고 받으면서 분위기가 다소 바뀌었다. 오 시장의 사건과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오 시장 측은 "오세훈은 모른다"는 새로운 녹음파일이 증거로 채택된 만큼 무죄 선고를 기대하고 있다.
오 시장의 2심 유·무죄 여부와 무관하게 여의도 정가는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야권의 유력 대권 잠룡 1·2순위를 다투는 중량감 있는 인사이기 때문이다. 최종심은 아니나, 오 시장의 시장직 박탈형이 선고되면 사실상 정치권은 4월 서울시장 보선 준비 태세로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 오 시장의 정치적 생명 역시 위태로워지며,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유력 대권 주자를 잃는 손실을 입게 된다. 다만 내부적으로 오 시장이 장동혁 체제에 반기를 든 인물인 만큼 장 대표의 당내 활동 반경이 넓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 시장을 주축으로 '중도보수 연대' 가능성이 거론된 한동훈 무소속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의 연대 여부도 더욱 불투명해질 수 있다.
무죄 선고가 나올 경우, 오 시장은 그야말로 '기사회생'해 야권 1순위 잠룡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대권 주자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정계의 특성을 감안하면 정치권 존재감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장동혁 체제에도 끼칠 영향이 적지 않다. 오 시장을 중심으로 당내 세력이 재편되면 중도보수 연대를 통해 장 대표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
민주당은 선고 결과와 무관하게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내부 성토도 나온다. 오 시장의 시장직 박탈형이 선고될 경우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서울시장·강릉 국회의원 보선을 치러야 하며, 무죄가 선고될 경우 오 시장의 정치적 활로를 내주는 셈이기 때문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수도권 선거는 반드시 질 수밖에 없다"며 "선거를 치르지 않는 것이 김민석 지도부에게는 좋을 수 있다"고 했다.
만일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면 2028년 열릴 총선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한 여권 관계자는 "지금 분위기에서 총선을 치르면 100~120석도 위태롭고, 수도권 전패까지 언급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반대로 국민의힘에서는 오 시장을 잃더라도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를 자신하고 있는 만큼 "유죄가 나와도 손해는 아니다"는 말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email protected] 이해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