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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왕실도 반한 KH컬렉션…'문화대국 한국' 초석 놓았다[이건희 6주기, 미래를 만든 선각자]

임수빈 기자,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하) 한국문화 위상 재정립
"문화유산 보존은 시대적 의무"
정선·김홍도에 김환기·이중섭…
평생 수집한 2만3000점 기증
누구나 감상·연구할 수 있도록
세계 곳곳서 K문화 품격 알려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왼쪽 두번째)과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왼쪽)이 지난 2004년 서울 한남동에 개관한 리움미술관에서 개관식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개관식에는 리움을 건축한 마리오 보타, 장 누벨, 렘 쿨하우스, 국립현대미술관 김윤수 관장 등 문화계, 학계, 언론계 인사 250여명이 참석했다. 삼성전자 제공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왼쪽 두번째)과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왼쪽)이 지난 2004년 서울 한남동에 개관한 리움미술관에서 개관식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개관식에는 리움을 건축한 마리오 보타, 장 누벨, 렘 쿨하우스, 국립현대미술관 김윤수 관장 등 문화계, 학계, 언론계 인사 250여명이 참석했다. 삼성전자 제공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것으로 우리 모두의 시대적 의무라고 생각한다.(2004년 리움전시회 개관식)"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이 평생 수집한 2만3000여점의 문화유산이 세계 무대에서 한국 문화의 DNA를 알리고 있다. 지난해 해외 순회전에 나선 '이건희(KH) 컬렉션'은 미국을 넘어 영국에서도 한국 문화, 'K컬처'에 관심이 높은 20대까지 전시관으로 불러모으고 있다.

문화유산의 수집과 보존을 다음 세대를 위한 시대적 책임으로 여긴 이 선대회장의 철학이 'KH 컬렉션'을 통해 세계에서 K팝 열풍, 한국 대중문화를 고급문화로 확장하고 위상을 높이는데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KH컬렉션 기술 넘어 문화대국 초석

22일 관련 업계와 문화계에 따르면 이 선대회장 국내 기증품의 전시·순회전 누적 관람객은 지난해 11월 기준 합산 262만명에 달한다. 유족들이 이 선대회장의 철학을 계승해 지난 2021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지역 미술관 등에 기증한 문화재와 미술품 2만3000여점이 국민 누구나 감상하고 연구할 수 있는 공공의 문화자산으로 거듭난 것이다.

특히 이 선대회장의 기증으로 국립현대미술관은 소장품 1만점 시대를 열었다. 기증품에는 정선의 '인왕제색도'와 김홍도의 '추성부도' 등 전통미술 대표작부터 김환기·박수근·이중섭의 근현대 미술 등이 포함되면서 한국 근현대 미술의 주요 작품을 보강했다.

KH 컬렉션은 해외 러브콜을 받으면서 국내를 넘어 해외 순회전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11월 미국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첫 특별전을 열었고, 올해 3월 시카고 현대미술관 전시에 이어 지난 1일부터 대영박물관에서 42년 만에 한국 미술 특별전을 개최하고 있다. 이 특별전을 공동기획한 김성희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은 "한류가 대중문화에서 고급문화로 확장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면서 "동시대에 한국의 뿌리, 한국의 DNA를 알고 싶은 외국인들이 한국 고미술, 근현대 미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家, K메세나 기준 제시

이 선대회장은 기업이 경제발전뿐만 아니라 국민 문화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지난 2004년 리움미술관을 설립했다.

특히 국민이 생활 속에서 예술을 가깝게 접하게 하기 위해 도심인 서울 한남동에 리움미술관 터를 잡았다. 지난 1980~1990년대에 한국 문화유산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국보급 문화재를 집중적으로 수집했고, 전문가가 가치를 인정한 작품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당시 국가가 할 수 없는 일을 기업이 나서서 한 것이다.

리움은 홍라희 명예관장과 함께 축적한 컬렉션을 바탕으로 한국 고미술은 물론 근현대 미술, 세계 현대 미술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조성됐다.

이 선대회장은 예술가 창작을 뒷받침하는 후원에도 신경을 기울였다. 지난 1987년 만난 백남준의 예술활동을 후원했고, 이우환을 오래 후원하면서 지난 2011년 뉴욕 구겐하임미술관 회고전 등 해외 전시에도 삼성 지원이 뒷받침됐다.

[email protected] 박소현 임수빈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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