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거품' 공포에 무너진 코스피…"최근 조정은 노이즈"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투자 거품 우려로 급락한 국내 증시가 적정 가격을 찾는 구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대형 기술기업들의 투자와 실제 수요가 늘고 있어 AI 투자 정점을 단정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진단이다. 반도체 기업의 이익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이 주가를 끌어내렸지만, 이익 축적에 따른 자산가치 증가가 하단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시 급락을 AI 버블 붕괴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도체 기업들이 실제로 이익을 늘려온 만큼 주가만 부풀어 올랐던 상황과는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의 불안도 대형 기술기업들이 앞으로 투자할 돈을 계속 마련할 수 있느냐에 쏠려 있다고 진단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지금은 투자할 돈이 더 있느냐, 그래서 투자를 계속할 수 있느냐를 가지고 논쟁하고 있다"며 "이는 버블이 생기기도 전에, 버블을 만들 돈이 있냐는 질문"이라고 짚었다.
실제 수요도 늘고 있다. 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의 주문잔고가 증가하고 있어 AI 투자가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객 주문에 대응하려는 투자도 이어지는 만큼 한국 반도체 수요 역시 견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대규모 투자로 현금을 소진하면서 외부 자금 조달 부담은 커지고 있다. 다만 투자계획이 계속 확대되고 본업 수익성도 유지되고 있어, 이를 당장 AI 투자 중단이나 버블 붕괴의 신호로 해석하기는 이르다는 판단이다.
국내 증시 급락은 반도체가 벌어들일 막대한 이익을 시장이 얼마나 지속 가능한 것으로 인정하느냐의 문제와 연결된다.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약 25%로 예상된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올해와 내년의 높은 이익이 일시적인 호황인지, 구조적인 변화인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한국의 반도체 기업들이 내년까지 벌어들이는 막대한 이익이 일시적으로 그치는 것인지, 아니면 구조적 변화인지에 대한 의문"이라며 "바로 이 질문이 하반기 한국 주식시장의 급락에 맥이 닿아 있다"고 짚었다.
바닥 탐색의 단서는 주가순자산비율(PBR)에서 찾았다. 최근 수개월간 급락 과정에서 코스피가 12개월 선행 PBR 1.2배 안팎에서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시장이 향후 이익 전망을 전부 인정하지 않더라도, 지속 가능한 ROE를 12~15% 수준으로 평가하는 가격대라는 추정이다.
반도체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이 쌓여 자본이 늘어나는 점도 주가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반도체 호황에 대한 프리미엄을 일부 반영하면 PBR 1.2배 안팎에서 적정 가격을 찾는 시도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면 국내 증시의 저평가도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유 연구위원은 "한국 주식시장도 과도한 기대의 무지개가 사라졌지만, 단단하고 지지력이 있는 바닥을 확인하고 있다"며 "글로벌 및 한국 주식시장의 강세장 지속을 예상하며, 최근 조정은 노이즈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배한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