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올랐다 싶으면 폭락, 끝났다 싶으면 반등"…삼전·하이닉스 주주들 미칠 노릇 [머니 시그널]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코스피 3.29% 급등→3.52% 폭락→장중 4%대 급락 후 반등
삼성전자·SK하이닉스 사흘간 롤러코스터 장세
삼성전자 3000만원 투자했다면 반등 후에도 약 107만원 손실
외국인 23일 약 1조원 순매도…AI 투자 불안·수급 공백 여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본사. 뉴스1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본사. 뉴스1

[파이낸셜뉴스] 어제는 공포가 지배했고, 오늘은 다시 희망이 고개를 들었다. 그런데 내일은 또 어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목돈을 묻어둔 개인투자자들에게 최근 주식시장은 멀미가 날 만큼 가혹한 롤러코스터다.

평범한 직장인이 월급을 쪼개고 모아 3000만 원을 삼성전자에 투자했다고 가정해 보자. 지난 21일 삼성전자 종가인 22만 3500원에 이 주식을 들고 있었다면, 불과 이틀 뒤인 23일 종가 기준 평가금액은 약 2893만 원으로 쪼그라든다. 눈 깜짝할 새 107만 원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누군가에게는 한 달 치 식비이고, 누군가에게는 자녀의 학원비다.

문제는 이 숨 막히는 급등락이 일상이 되어버렸다는 점이다.

23일 코스피는 0.30% 오른 5550.30에 거래를 마쳤다. 겉보기엔 잔잔한 상승장 같지만, 장중 전광판은 전쟁터였다. 전날보다 2.36%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한때 4.12%까지 곤두박질치며 5305.98까지 밀렸다. 그러다 오후 들어 맹렬하게 낙폭을 회복하더니 결국 빨간불을 켜고 마감했다. 하루 동안 지수 저점과 고점의 격차만 244.32포인트에 달했다.

최근 3거래일의 궤적을 보면 시장의 광기가 더 선명해진다. 21일엔 코스피가 3.29% 급등하며 축포를 쐈지만, 22일엔 하루 만에 3.52% 폭락하며 상승분을 고스란히 토해냈다. 그리고 23일, 코스피는 장중 대폭락을 딛고 다시 일어섰다. SK하이닉스가 4.42% 급등하며 멱살을 쥐고 끌어올린 덕분이다.

하지만 주가가 반등했다고 해서 시장의 바닥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23일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무려 9934억 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1조 원어치 폭탄을 쏟아내는 와중에도 기관이 8726억 원을 쓸어 담으며 지수를 방어했을 뿐이다.

뉴시스
뉴시스

지금 우리 증시를 흔드는 것은 펀더멘털과 수급의 '이중고'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인공지능(AI) 산업의 천문학적 투자가 과연 그만큼의 수익으로 돌아올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 빅테크의 자금 조달 부담과 고금리, 고유가 장기화 우려도 투심을 짓누른다.

여기에 국내 특유의 꼬여버린 수급이 변동성에 기름을 부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가를 방어하기 위해 진행했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최근 종료됐다. 외국인이 물량을 던질 때 이를 밑에서 든든하게 받아줄 '큰손'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23일 SK하이닉스의 급등 역시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의 상장 철회라는 '개별 호재'가 작용했을 뿐, 시장 전체의 수급 안정을 의미하진 않는다.

결국 시선은 다음 주로 향한다. 28일 SK하이닉스, 29일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가 줄줄이 대기 중이다. 시장은 단순한 성적표를 넘어, AI 반도체 수요 전망과 기업들의 추가적인 '주주환원(자사주 매입 등)' 카드를 기다리고 있다. 같은 날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결정 역시 글로벌 기술주 투심을 좌우할 메가톤급 변수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하지만 매일 그라운드 위 숫자에 울고 웃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이 거시적인 분석들은 때론 공허하다. 3% 오르면 당장이라도 사야 할 것 같고, 다음 날 4% 빠지면 공포에 질려 매도 버튼을 누르게 되는 것이 개미들의 뼈아픈 현실이다.

주식시장이 내일 폭등할지 폭락할지 정확히 맞히는 것은 신의 영역이다. 단기적인 주가 널뛰기에 올라타기보단 기업의 이익 전망과 외국인 수급 추세를 긴 호흡으로 관찰해야 한다.

무엇보다 당장 다음 달 내야 할 카드값과 10년 뒤 쓸 노후자금의 무게는 결코 같을 수 없다.

증시가 또다시 발작을 일으키더라도 나와 내 가족의 일상이 무너지지 않도록 지켜줄 '안전판'을 남겨두는 것. 그것이 피 튀기는 변동성 장세에서 가장 먼저 챙겨야 할 유일한 투자 원칙이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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