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데 CPR 중단?"…사망 판정 뒤 영안실서 살아난 2세 아이의 비극 [헬스톡]
[파이낸셜뉴스] 수영장에 빠져 심정지가 온 두 살배기 아이가 응급실에서 성급하게 사망 판정을 받고 영안실로 옮겨졌다가, 약 5시간 만에 살아 있는 채로 발견되는 충격적인 의료 사고가 발생했다. 아이는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으나, 치료가 중단된 채 방치되는 동안 극심한 저산소증을 겪으며 평생 타인의 돌봄을 받아야 하는 중증 뇌손상을 입었다.
24일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주 길버트에서 만 2세인 빈센트 로렌조 피오르딜리노가 마당 수영장에 빠져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부모의 초기 심폐소생술(CPR)과 구급대의 응급 처치를 받으며 인근 머시 길버트 메디컬 센터로 긴급 이송됐다.
그러나 병원 도착 단 18분 만에 담당 의사는 혈액 산성도 등을 이유로 소생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 심폐소생술 중단을 지시하고 오후 6시 20분 사망을 선언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간호사가 맥박을 감지하고 가족들이 아이의 호흡 소리를 들으며 의문을 제기했으나, 담당 의사는 "정상적인 반응"이라며 이를 일축했다.
아이의 시신은 영안실로 옮겨졌다. 하지만 약 5시간 뒤 시신 이송 직원이 흰 천 아래서 아이가 팔다리를 힘차게 움직이며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것을 발견했다. 즉시 대형 어린이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았으나, MRI 검사 결과 뇌가 장시간 산소를 공급받지 못해 광범위하고 영구적인 뇌손상을 입은 것으로 최종 진단됐다. 부모 측은 "의사의 성급한 사망 판정과 방치로 인해 아이가 돌이킬 수 없는 뇌손상을 입었다"며 의료 소송을 제기했다.
빈센트 사례처럼 심정지나 호흡 곤란으로 뇌에 산소와 혈액 공급이 중단되면 '저산소성 허혈성 뇌병증'이 발생한다.
뇌는 인체 장기 중 산소 소모량이 가장 많은 기관으로, 혈액과 산소 공급이 단 4~5분만 중단돼도 뇌세포 괴사가 시작된다. 산소 결핍 상태가 10분을 넘어가면 회복 불가능한 뇌 손상이 발생하고, 뇌사나 사망에 이를 위험이 급격히 커진다.
특히 영유아는 성인보다 단위 체중당 산소 소비량이 훨씬 많아, 산소 공급이 중단되었을 때 뇌 손상 진행 속도가 성인에 비해 훨씬 빠르다.
장시간 산소가 차단되면 뇌뿐만 아니라 신장(콩팥), 간 등 주요 장기도 허혈 상태에 빠져 다발성 장기 기능 부전이 온다. 저산소성 뇌손상을 겪은 영유아는 지적장애, 뇌성마비, 연하곤란(삼킴 장애), 간질(발작) 등 전신 기능 장애가 남아 평생 지속적인 치료와 간호가 불가피해진다.
의학적으로 심정지 환자의 사망을 선언할 때는 ▲자발호흡 소실 ▲맥박 및 혈액순환 정지 ▲양측 동공 확대 및 대광반사 소실 등을 종합적이고 면밀하게 관찰해야 한다. 특히 소아는 성인보다 저산소증에 취약하지만, 적절한 소생술이 유지될 경우 심장 박동이 다시 돌아오는 자발순환회복(ROSC)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당시 현장에서는 간호사와 경찰관, 가족들이 호흡과 맥박 등 미약한 생체 징후를 감지했음에도 담당의가 심폐소생술을 중단시키고 사망을 선언했다. 전문가들은 "혈액 검사 수치(산성도 등)나 단기적인 반응만으로 성급하게 소생 한계를 단정해서는 안 되며, 현장에서 호흡음이나 맥박이 미세하게라도 관찰된다면 심전도 모니터링과 활력 징후 측정을 거듭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