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애프터마켓 거래 논의 사실상 '올스톱'...증권사들도 '난색'
전체 증시 거래대금 중 4할이 ETF 자금
거래 확대 필요성 커졌지만 도입 일정 안갯속
"레버리지 단일종목 사태 이후 사실상 올스톱"
[파이낸셜뉴스] 국내 증시에서 상장지수펀드(ETF)가 전체 거래대금의 40%를 넘을 만큼 영향력을 키웠지만, 애프터마켓 거래 확대 논의는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ETF가 증시 자금 흐름의 주요 통로로 부상한 가운데 거래시간 확대를 뒷받침할 제도 정비와 전산 인프라 구축은 속도를 내지 못해 내년 도입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3일까지 전체 증시 거래대금(약 727조8719억원) 중에서 순수 ETF 거래대금(약 313조4365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43.1%로 집계됐다. 이 기간 전체 매수 거래대금 중 순수 ETF를 통한 거래가 40%를 웃도는 비중을 기록하며, 개별 주식 시장의 침체 속에서도 증시 내 ETF 중심의 자금 쏠림과 영향력이 한층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ETF 거래가 빠르게 늘면서 애프터마켓 활성화를 위해서도 ETF 거래를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ETF가 현재 전체 증시의 4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ETF가 들어와야 거래가 더 커진다"고 말했다. ETF 거래가 뒷받침되지 않은 채 거래시간만 늘리면 시장 확대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제도 도입 논의는 인가 절차와 시장 안정성을 중시하는 당국의 기조에 가로막혀 있다. 특히 한국거래소와 대체거래소(ATS)는 법적 지위와 상품 추가 절차가 달라 ETF 거래 확대를 둘러싼 제약에도 차이가 난다.
넥스트레이드 관계자는 "거래소는 법령상 거래소라 규정 내에서 상품을 넓힐 수 있지만, 넥스트레이드는 법령상 중개업자이기 때문에 취급 상품을 하나씩 추가할 때마다 금융위원회로부터 별도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당초 금융당국과 인가 관련 협의를 진행했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사태 이후 논의가 중단됐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원래 인가를 협의하고 있었는데, 중간에 '단종레 사태'가 터지면서 당국 기조가 '안정성 우선, 시장 흔들지 마라'로 바뀌어 올스톱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나 거래소가 24시간 거래, 토큰증권(STO) 얘기를 하다가 당국에 연달아 퇴짜를 맞으면서 분위기가 많이 경색된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거래시간 확대를 가로막는 부담은 제도와 인가 절차에만 있는 게 아니다. 실제 거래 서비스를 구현해야 하는 증권사의 전산·운영 조직에도 적지 않은 작업이 뒤따른다.
이 관계자는 "일반 투자자들은 그냥 화면 스위치 하나 켜면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증권사들이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다 뜯어고쳐야 하고 배치 작업도 다시 짜야 한다"며 "LP 인력들도 야근하며 계속 붙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애프터마켓에서 ETF를 거래하는 것이 수익 확대 기회로만 논의될 뿐, 실제 시스템 구축과 운영에 필요한 인력·비용·책임 배분은 충분히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 증권사 내부에서도 불거져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강중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