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전쟁·관세 청구서 받아든 유권자...트럼프 외교 심판대 올라[11·3 중간선거…미국의 선택은](3)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유권자 74%, 생활비 상승 원인 관세·이란전쟁 탓으로 돌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강화 가능성, 유권자들 좌절할 수도
60%는 미국이 세계 주도해야한다고 봐
민주당 승리해도 우크라 전쟁·러시아 정책 바뀌기 힘들어
대통령, 거부권이라는 막강한 권한 가져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셸 주유소 모습. AFP연합뉴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셸 주유소 모습. AFP연합뉴스
지난 9월14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부다에서 한 운전자가 화물차에 경유를 주유하려 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지난 9월14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부다에서 한 운전자가 화물차에 경유를 주유하려 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한 수퍼마켓에서 소비자들이 진열된 육류 제품들을 살펴보고 있다.AFP연합뉴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한 수퍼마켓에서 소비자들이 진열된 육류 제품들을 살펴보고 있다.AFP연합뉴스
<관세에 대한 미국 유권자들의 시각> 자료: 케이토연구소 -매우 중요 -어느 정도 중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음 -전혀 중요하지 않음
<관세에 대한 미국 유권자들의 시각> 자료: 케이토연구소 -매우 중요 -어느 정도 중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음 -전혀 중요하지 않음

다음달 3일 실시되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유권자들은 물가 상승과 생활비 부담을 최우선 현안으로 꼽고 있다. 외교 정책 자체는 우선 순위에서 밀려나 보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전쟁과 광범위한 관세 정책이 체감 물가 상승의 직접적 원인으로 인식되면서 외교 정책이 표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로 부상해왔다.

싱크탱크와 전문가들의 진단에서 이번 선거는 전통적인 공식인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를 넘어, 이란 전쟁 및 고율 관세 등 외교·통상 정책이 유권자의 실생활 체감 물가와 직결되면서 트럼프 행정부를 압박하고 있으며 이 틈을 타 민주당은 상하 양원 다수당을 기대하고 있다.

■美 유권자, 생활비 상승은 관세·이란 전쟁 때문
이번 선거의 가장 큰 특징은 외교 이슈가 곧바로 민생 경제를 타격했다는 점이다.

지난 9월 케이토연구소가 미국 등록 유권자 41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74%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가 구입하는 물건의 가격을 올렸으며 49%는 생활의 질이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특히 유권자들의 57%는 관세를 세금을 추가로 거두는 것과 동일한 것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달 시카고국제문제협회(CCGA)의 설문 결과에서는 유권자의 86%가 이란 전쟁이 유가와 식료품, 비료 가격 상승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응답했다. 디젤(경유) 가격은 갤런(3.8L) 당 6달러를 넘으면서 연말 특수를 앞두고 물류비 부담을 더 높일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연합(EU)을 포함한 교역국에 '슈퍼 301조'를 통해 관세 부과를 강화하고 있다. 앞으로 반도체와 핵심 광물, 항공기 및 관련 부품에 안보 관련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할 가능성도 있다. 또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대한 보복 관세 카드까지 준비하며 오히려 관세 조치를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통상과 관련해 영국의 싱크탱크 채텀하우스는 미국 유권자들이 관세와 이란 전쟁으로 인한 생활비 부담 증가에 불만이 높지만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해 의회를 장악하더라도 법안 철회나 조사 착수 등은 시간이 오래 걸려 소비자 체감 물가를 바로 낮추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유권자들은 자신의 투표가 현실 정책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 느낌을 받아 좌절감이 더 커질 수 있으며 이번 중간선거가 아닌 2028년 대선 구도에 파격적인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채텀하우스의 분석이다.

■유권자들, 대중·러 외교 긍정 평가·우크라 정책 불변 예상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했던 "새로운 전쟁 불참" 기조가 깨지고 중동 군사 개입이 장기화되면서, 시카고국제문제협회 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층 조차 76%가 부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등을 돌리는 양상이다. 이스라엘 지원에 대한 인식도 달라져 56%가 군사 지원을 줄이거나 중단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민주당 지지 젊은 유권자들은 가자 전쟁이 선거에 적극 참여하게 만든 계기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 전쟁은 선거 이후에도 추가 병력 배치 등 강경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나 의회에서 전쟁권법 통과로도 저지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의 거부권(Veto)과 행정 집행 권한이 있기 때문이다. 의회가 국방비 증액 요구를 거부하거나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위협은 할 수 있어도 지금까지 실제로 전쟁 예산을 완전히 차단한 사례는 없다.·
유권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및 러시아 외교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메릴랜드대 공공정책 교수 조슈아 시프린슨은 최근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와 가진 인터뷰에서 유권자들의 다수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정책을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 비해 덜 대립적인 것으로 보고 있으며 협력적 접근 방식을 더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프린슨은 미국 유권자들이 중국 및 러시아 관계를 비교적 안정된 것으로 보는 등 긍정적이라며 이 같은 시각이 선거 당일날 지지 후보자를 선택하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중간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트럼프 대통령의 소극적인 우크라이나 지원과 대 러시아 정책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 미국 국무부의 우크라이나 협상 특사를 지냈던 커트 볼커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 증가를 시도하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트럼프의 시각과 정책 기조는 선거 후에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중간선거는 외교·통상 정책의 실패가 곧바로 국내 정권을 심판하는 도화선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역사적 시험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미국의 대외 고립주의와 통상 압박 기조는 지속될 전망이며 이를 둘러싼 행정부와 의회의 예산·입법 주도권 싸움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email protected]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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