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세금내는데 세부 기준도 없다...가상과세 과세 어쩌나 [크립토 브리핑]
[파이낸셜뉴스] 내년부터 가상자산 거래에도 세금이 부과될 예정이지만, 국내 주요 거래소들은 제도 미비로 과세 시스템마저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선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라도 과세를 유예해야 한다"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중 과세 시스템을 완비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두나무가 운영하는 업비트는 거래명세서와 집계표 항목 등 세부 항목 확정 이후 개발에 착수 할 준비를 하고 있다. 빗썸은 가상자산 과세 시스템 개발에 착수하지 못한 상황이다. 코인원의 경우 시스템 구축에 대한 내부 논의는 진행한 바 있으나 작업 착수는 보류 중이다. 디지털엑스(옛 코빗)의 경우 내년 3월 31일까지 성능시험과 인터페이스 검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스트리미가 운영하는 고팍스는 시스템 설계 방향을 검토하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업체별 답변은 조금씩 다르지만 결국 개발을 시작조차 못한 것이다.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가상자산 양도·대여로 발생한 소득에 대해 연간 250만원을 공제한 금액의 22%가 과세된다. 가상자산 투자로 연간 1000만원의 이익을 얻었다면 165만원의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내년 1월부터 과세가 시행됨에도 주요 거래소들이 시스템 구축을 하지 못한 이유는 법령·서식 등 세부 기준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가상자산 과세 고시안에 대해 다음 달 6일 사전심사를 의뢰하고 11월 30일 행정예고할 예정이다. 고시 시행 일자는 2027년 1월 1일이다. 고시안 확정은 오는 30일 이뤄지고 그 뒤로 의견 수렴, 입안 장석 및 사전심사 의뢰, 규제대상 확인, 입안계획서 결재, 행정예고, 의견수렴, 시행으로 이어진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소의 과세 시스템 구축은 최소 6개월 내외, 검증과 안정화 기간까지 고려하면 약 9개월 이상의 준비기간 확보가 필요할 전망이다. 최종 과세기준과 전산 제출규격이 확정되고 과세당국 테스트 환경이 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세부 요건 검토·확정 2개월 △시스템 설계·개발 4개월 △데이터 정합성 검증과 과거자료 이관 2개월 △과세당국 연계시험 및 통합테스트 2개월 △이용자 검증과 장애대응 훈련·안정화 1개월 등이 필요하다는 게 가상자산 업계의 의견이다. 다음달 말 행정예고를 할 경우 아무리 빨라도 내년 5월, 늦어지면 내년 8월에야 시스템 구축이 완료된다는 이야기다.
거래소 관계자는 "고시안이 확정되면 일일이 수작업을 해서라도 거기에 맞추려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답하면서도 "이용자 안전을 위해서는 국세청 고시 이후 어느 정도의 시간은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블록체인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과세를 밀어붙이다가 사고가 나면 거래소 탓만 할 것이 뻔하다"라며 "블록체인 업계를 보는 당국의 시선은 항상 이런 식"이라며 볼멘소리를 전했다.
결국 업계에서도 '과세 유예' 목소리가 커진다.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KDA)가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를 2029년으로 2년 추가 유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성후 KDA 회장은 "가상자산 과세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주식 수준의 투자자 보호가 가능한 디지털자산법과 과세 기준을 먼저 마련한 뒤 과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mail protected] 한영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