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억 스마트양식 짓는 제주… 기존 양식장 현대화도 국회서 요구
문대림 의원, 해수부에 현장 개조 실증 제안
전국 고수온 폐사 1억2505만마리
제주 넙치도 9월 초까지 67만7000마리
기존 시설 전환 비용·효과 검증이 관건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에서 350억원 규모의 스마트양식 실증시설이 건설되는 가운데 기존 육상양식장을 직접 현대화하는 정부 실증사업 추진이 국회에서 제안됐다. 새 시설에 적용할 첨단기술을 실제 운영 중인 양식장에도 도입해 고수온 피해와 생산비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검증하자는 요구다.
25일 국회와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제주시갑)은 제주지역 기존 육상양식장에 스마트양식 기술과 에너지 절감시설을 종합적으로 적용하는 현대화 실증사업을 추진할 것을 해수부에 촉구했다.
문 의원이 지난 23일 제안한 사업은 기존 양식장의 수온·수질 관리와 시설 운영방식을 개선하고, 생산비와 고수온 피해 감소 효과를 현장에서 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제안의 배경에는 반복되는 고수온 피해가 있다. 해수부가 문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22년부터 올해 9월 4일까지 전국에서 고수온으로 폐사한 양식어류는 1억2504만8000마리로 집계됐다. 2022~2025년 확정된 피해액은 2055억6000만원이다. 올해 피해액은 아직 집계 중이다.
피해가 가장 컸던 2024년에는 전국에서 양식어류 6855만5000마리가 폐사해 1430억4000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올해도 9월 4일 기준 전국 455개 양식어가에서 1353만3000마리의 폐사가 잠정 집계됐다.
국내 최대 넙치 양식 산지인 제주도 역시 큰 피해를 입었다. 2024년에는 77개 어가에서 어류와 전복 등 221만5000마리가 폐사해 53억4500만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해에도 62개 어가에서 180만3000마리가 폐사하면서 피해액이 52억2700만원에 달했다.
올해는 9월 4일까지 제주지역 45개 어가에서 넙치 67만7000마리가 고수온 피해로 폐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최종 피해 규모는 관련 심의 절차를 거쳐 확정된다.
제주 양식업의 산업적 비중도 크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어류양식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제주지역 어류양식 생산량은 2만7200t으로 전국의 32.9%를 차지했다. 생산액은 4720억원으로 전국 생산액의 34.8%에 달했다.
2025년 말 기준 제주에서 운영 중인 육상양식장은 373곳이다. 광어 양식장이 90% 가까이 차지한다. 넙치에 생산이 집중된 산업구조에서 고수온은 특정 어가의 피해에 그치지 않고 지역 양식산업 전반의 생산 안정성과 직결되는 문제다.
정부도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양식업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해수부는 올해 '기후변화 대응 시범양식 지원사업'을 도입해 고수온에 상대적으로 강한 품종으로 바꾸거나 양식장을 적합한 해역으로 옮기는 데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두 차례 공모를 통해 9월 기준 전국 37곳이 선정됐다.
그러나 기존 양식장을 운영하면서 수조와 해수공급시설, 에너지 관리체계를 함께 개선하는 사업과는 지원 방식이 다르다. 문 의원이 별도의 현대화 실증사업을 요구한 이유다.
제주에서는 이미 새로운 양식기술을 시험하는 시설이 건설되고 있다. 제주도는 국비 185억원과 지방비 165억원 등 350억원을 투입해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에 '제주형 스마트양식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 지난 7월 공사에 착수했으며 2027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한다.
이 사업은 바닷물 사용량을 줄이고 사용한 물을 여과해 다시 활용하는 저환수·순환여과 양식기술을 검증하는 것이 핵심이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수질과 장비 상태, 해수 공급량을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도 구축한다.
현재 제주 육상양식장은 수조 용량의 20배 이상에 해당하는 바닷물을 하루 동안 새로 공급하는 방식이 널리 쓰인다. 바닷물을 계속 끌어올리는 펌프의 전력 사용량이 많고 외부 해수의 온도 변화에도 영향을 받기 쉽다.
스마트양식 클러스터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기술을 시험하고 민간 양식장으로 확산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사업이다. 문 의원의 제안은 한 단계 더 나아가 이미 운영 중인 양식장에 기술과 설비를 적용해 실제 전환 가능성을 확인하자는 내용이다. 실증사업이 추진되면 기존 수조와 취수시설을 활용하면서 전력 사용량과 생산비, 고수온 피해가 얼마나 달라지는지 검증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반복되는 피해에 따라 재해보험에 투입되는 정부 재정도 늘었다. 양식수산물 재해보험료 국고보조액은 2021년 139억6800만원에서 지난해 274억5400만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8월까지 281억2000만원이 지원됐다. 해당 금액은 폐사 피해에 지급한 보험금이 아니라 양식어가의 보험료 부담을 덜어주는 정부 지원액이다.
문 의원은 "스마트양식 기술과 에너지 절감시설을 종합적으로 적용해 생산비 절감과 생산성 향상, 고수온 피해 저감 효과를 검증해야 한다"며 "제주에서 기존 육상양식장의 현대화 가능성을 먼저 확인하고, 검증 결과를 다른 지역으로 확산할 수 있는 양식업 전환모델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