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면 이득? 하루 벌고 KS 휴식기 날린다.... KIA·삼성 모두 웃지 못한 '가을비의 역설'
PO 1차전 우천 순연으로 26일 개막… 4차전 내 종료 시 KS 11월 2일 개막 '요지부동'
비로 번 '플레이오프 1일 휴식' 대신 '한국시리즈 앞 휴식일' 줄어드는 역설
이미 푹 쉰 두 팀, 당장의 회복보다 KS 체력 안배가 더 절실한 딜레마
[파이낸셜뉴스] 가을야구에서 비가 내리면 투수들은 웃는다. 지친 불펜은 숨을 고르고 선발투수는 체력을 회복할 귀중한 하루를 얻기 때문이다. 우천 순연이 종종 '하늘이 내린 선물'로 불리는 이유다. 하지만 이번 대구에 내린 가을비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 모두에게 득보다 실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당장 하루의 휴식을 얻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한국시리즈(KS)를 앞두고 '황금 같은 회복 시간'을 빼앗길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삼성과 KIA의 플레이오프(PO) 1차전을 우천 취소했다. 이에 따라 전체 일정이 하루씩 밀려 1차전은 26일에 치러진다. 문제는 요지부동인 '한국시리즈 일정'에 있다. KBO 규정에 따르면 PO가 4차전 이내에 끝나면 KS는 당초 예정된 11월 2일에 막을 올린다.
여기에 치명적인 '우천 순연의 역설'이 숨어 있다. 만약 두 팀 중 한 팀이 시리즈를 4차전(30일)에 끝낸다고 가정해 보자. 본래 일정(4차전 29일 종료)대로라면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사흘을 온전히 쉴 수 있었다. 그러나 일정이 하루 밀리면서 승리 팀의 휴식일은 31일과 11월 1일, 단 이틀로 쪼그라든다. 당장 하루를 더 쉬려다, 정작 정규시즌 1위 KT 위즈와의 7전 4선승제 진검승부를 앞두고 가장 필요한 휴식일을 잃게 되는 셈이다.
더구나 현재 KIA와 삼성은 당장의 휴식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태도 아니다. LG 트윈스와의 준PO를 3연승으로 셧다운한 KIA는 21일부터 24일까지 나흘을 온전히 쉬며 전력을 정비했다. 정규시즌 2위로 PO에 직행한 삼성 역시 충분한 체력을 비축한 상태다. 부상 선수들의 회복이라는 긍정적 변수는 존재하지만, 당장 마운드가 고갈돼 헐떡이는 상황과는 거리가 멀다.
결국 두 팀의 최종 시선은 PO 통과가 아닌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해 있다. 체력적 우위를 안고 기다리는 정규시즌 1위 팀을 상대하려면, PO 혈투 직후 하루라도 더 쉬면서 선발 로테이션을 재정비하고 불펜의 연투 피로를 씻어내야 한다.
'PO 개막 전 하루'와 'KS 개막 전 하루'의 가치는 결코 같을 수 없다. 대구를 적신 가을비가 준 하루의 휴식은 달콤하지만, 그 청구서는 한국시리즈를 앞둔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날아들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