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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 나가면 다리 떨려" 42세 최형우의 유쾌한 엄살, 그 뒤에 숨은 '대타 킬러'의 발톱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구자욱 지명타자 출전으로 1차전 선발 제외
"이기는 라인업, 승산 충분하다" 후배들 맹신
"후반 수비는 긴장돼 다리 후들거려" 너스레
반면 "타석에선 내 스윙 완벽히 가능" 맹타 예고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가 2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뉴스1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가 2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가을야구라는 거대한 중압감 속에서도 42세 베테랑의 여유는 벤치 전체의 공기를 바꾼다.

이른바 '최형우 시리즈'로 불리는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라인업에서 자신의 이름이 빠졌음에도, 삼성 라이온즈의 최고참 최형우는 아쉬움 대신 유쾌한 농담과 철저한 자기 객관화로 팀의 중심을 묵직하게 잡았다.

최형우는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KIA 타이거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이 우천 취소된 직후, 선발 제외에 대한 속내를 덤덤하게 밝혔다. 구자욱이 햄스트링 여파로 지명타자로 나서면서 외야 수비 부담이 큰 최형우가 대타로 밀려난 상황. 하지만 그는 "내가 주연이 될 때는 아니다. 지금 라인업 구성이 정답이고, 이기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며 후배들을 향한 절대적인 신뢰를 보냈다.

백전노장의 진정한 품격은 짐짓 자신을 낮추는 '엄살'에서 빛났다. 경기 후반 외야 수비 투입 가능성에 대해 "처음부터 나가는 것도 힘든데, 후반에 수비를 나가면 다리가 떨린다. 굳이 내가 수비를 나갈 필요가 있을까"라며 너스레를 떨어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수비에 대한 엄살의 이면에는 타격에 대한 섬뜩한 자신감이 숨어 있었다. 최형우는 "타석에서 치는 것은 전혀 부담이 없다. 시즌 막판의 불안함이 사라져 지금은 내가 하고 싶은 스윙을 완벽하게 할 수 있는 상태"라며 결정적인 순간 승부를 가를 '대타 킬러'로서의 맹활약을 예고했다.

친정팀 KIA와 '후배' 김도영을 향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그는 준플레이오프를 지배한 김도영을 향해 "과거엔 안 다치는 게 중요하다고 잔소리했는데, 지금은 다치지도 않고 잘하니 완벽 그 자체"라고 치켜세웠다. 마무리 김재윤의 부상 이탈이라는 대형 악재 속에서도 "젊은 투수들이 충분히 메워줄 것"이라며 동요를 차단한 최형우.

비록 1차전 그라운드에는 먼저 나서지 않지만, 더그아웃을 지배하는 그의 보이지 않는 카리스마가 삼성의 가장 강력한 무기로 작동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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