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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억 주고 데려왔는데 4경기 만에 끝"… 홍건희 대실패 쓰린 KIA, 그래도 조상우 보며 웃는다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홍건희 1년 만에 방출…4경기 4이닝 초라한 성적표
조상우 72경기 21홀드·ERA 3.29, 3위 도약 견인
2년 최대 15억원에 조건부 옵트아웃까지…실속 계약 적중
삼성과 PO에서도 핵심 필승조, KIA의 가을 책임진다

11일 전남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타이거즈의 경기, 8회 초 마운드에 올라온 KIA 조상우가 역투하고 있다. 뉴시스
11일 전남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타이거즈의 경기, 8회 초 마운드에 올라온 KIA 조상우가 역투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냉혹한 프로의 세계에서 스토브리그 투자의 희비는 그라운드 위의 숫자로 극명하게 엇갈린다. 지난겨울 불펜 재건을 위해 지갑을 열었던 KIA 타이거즈 프런트의 성적표 역시 절반의 실패와 절반의 대성공으로 명확히 나뉘었다.

KIA는 지난 23일 베테랑 불펜 홍건희를 비롯해 고종욱, 이창진 등 6명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하며 방출을 통보했다. 가장 뼈아픈 이름은 단연 홍건희다. 지난 1월 친정팀 KIA와 1년 최대 7억원(연봉 6억5000만원, 옵션 5000만원)에 계약하며 재기를 노렸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1군 등판은 단 4경기. 4이닝 1홀드 평균자책점 4.50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만을 남긴 채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짐을 쌌다. 최대 7억원이라는 규모를 고려하면 변명의 여지가 없는 실패한 투자다.

하지만 뼈아픈 방출 참사에도 KIA가 미소 지을 수 있는 이유는 확실한 '대성공' 사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바로 2년 최대 15억원(계약금 5억원, 연봉 8억원, 옵션 2억원)에 영입한 조상우다.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조상우가 8회초 ⅔이닝 동안 안타 3개를 허용해 1실점한 뒤 교체되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조상우가 8회초 ⅔이닝 동안 안타 3개를 허용해 1실점한 뒤 교체되고 있다. 연합뉴스

조상우의 계약 규모를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7억5000만원 선으로, 홍건희의 1년 계약(7억원)과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기여도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홍건희가 마운드에 거의 서지 못하는 동안, 조상우는 무려 72경기에 등판해 63이닝을 책임지며 8승 4패 1세이브 21홀드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했다. 팀 내 홀드 1위이자, 8위였던 팀을 3위로 끌어올린 불펜의 절대적인 중심축이었다.

또한, 불행줄 다행인것인 KIA 프런트의 '리스크 관리'다. KIA는 홍건희에게 다년 계약 대신 1년 계약을 안겨 부진 시 감수해야 할 재정적 부담을 최소화했다. 실패는 뼈아프지만 손실은 1년으로 묶었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홍건희가 1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쏠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불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홍건희가 1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쏠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불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반면, 조상우에게는 성적에 따른 '조건부 옵트아웃(2027시즌 종료 후 비FA 다년 계약 협상, 결렬 시 이적 가능)' 조항을 삽입했다.

선수에게는 확실한 동기부여를, 구단은 고액 장기 계약의 위험을 피하는 영리한 안전장치였다. 그 결과 조상우는 리그 최정상급 셋업맨으로 부활했다.

지난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 5.22(9위), 역전패 37회라는 굴욕을 맛봤던 KIA는 야수 FA(최형우, 박찬호)를 포기하는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조상우(15억), 김범수(20억), 홍건희(7억)에게 총 42억원을 투자했다. 비록 김범수가 부진(13홀드 ERA 5.63)하고 홍건희가 방출됐지만, 조상우라는 확실한 카드를 건지며 최소한의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

이제 진짜 진가를 증명할 무대가 남았다.
KIA는 디아즈, 최형우, 구자욱 등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는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 진출을 놓고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마무리 전상현에 앞서 상대의 뇌관을 해체해야 할 조상우의 어깨가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단 4경기 만에 짐을 싼 7억의 씁쓸함을 뒤로하고, KIA의 가을은 72경기를 던진 15억의 팔끝에 달려 있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조상우 #홍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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