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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빠진 킨소드 27… 다극화 시대 '한미동맹 리더십' 시험대 [이종윤의 밀리터리 월드]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신냉전 속 미일 주도 동북아 안보망 확대
필리핀·유럽 합류 미일 연합훈련 역대급
대중 견제 '아시아판 나토' 구축 움직임
사이버·우주 아우르는 다영역 작전 진화
대만·필리핀까지 장·단거리 봉쇄망 완성
한미간 호혜적 동맹 높이는 리더십 요구

세계 최대 항공모함 USS 제럴드 R. 포드(CVN 78)함이 지난 2024년 9월 23일 대서양에서 정례 작전을 수행하던 중, 일본 해상자위대(JMSDF)의 하타카제급 유도미사일 구축함인 JS 시마카제(TV-3521)함과 대형을 이루어 합동 훈련을 펼치고 있다. 최근 미일 동맹은 인태 전구 내, 유사시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공동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미 국방영상정보배포서비스(DVIDS) 제공
세계 최대 항공모함 USS 제럴드 R. 포드(CVN 78)함이 지난 2024년 9월 23일 대서양에서 정례 작전을 수행하던 중, 일본 해상자위대(JMSDF)의 하타카제급 유도미사일 구축함인 JS 시마카제(TV-3521)함과 대형을 이루어 합동 훈련을 펼치고 있다. 최근 미일 동맹은 인태 전구 내, 유사시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공동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미 국방영상정보배포서비스(DVIDS) 제공

[파이낸셜뉴스] 현대 글로벌 안보 지형은 '신냉전의 도래'라는 분석과 함께 자국 우선주의와 경제·군사 블록화가 결합한 복합 다극화(Multipolarity)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 정세 변화의 중심에는 글로벌 공급망의 주도권 확보와 첨단 기술 안보 장악을 고리로 대(對) 중국 전방위 압박 작전을 고도화하려는 미국의 국가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이제 동맹의 가치는 과거의 오랜 정서적 유대나 선언적 우호를 넘어, 공통의 안보 위협에 대한 명확한 전략적 인식과 실질적인 상호 호혜성을 정교하게 증명해 낼 것을 요구받고 있다.

미 해군, 일본 해상자위대, 호주 해군, 캐나다 해군, 프랑스 해군 함정들이 지난 21일 필리핀해에서 열린 '킨 소드 27(Keen Sword 27)' 훈련 중 함께 항해하고 있다. 킨 소드 훈련은 미군과 일본 자위대 간의 기동 준비 태세와 상호 운용성을 높이는 동시에, 철통같은 미일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다국적군이 참여하는 정례 격년제 합동 야외 기동 훈련이다. 미 국방영상정보배포서비스(DVIDS) 제공
미 해군, 일본 해상자위대, 호주 해군, 캐나다 해군, 프랑스 해군 함정들이 지난 21일 필리핀해에서 열린 '킨 소드 27(Keen Sword 27)' 훈련 중 함께 항해하고 있다. 킨 소드 훈련은 미군과 일본 자위대 간의 기동 준비 태세와 상호 운용성을 높이는 동시에, 철통같은 미일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다국적군이 참여하는 정례 격년제 합동 야외 기동 훈련이다. 미 국방영상정보배포서비스(DVIDS) 제공

■통합 억제와 美 그레이트 게임 전략의 본질
최근 미 행정부와 의회가 보여주는 국방 전략의 핵심 기조는 군사력뿐만 아니라 경제, 기술, 정보 자산을 결합하는 '통합 억제'의 실현으로 요약된다. 미 전쟁부가 추진하는 첨단 다영역 특임여단(MDTF)의 동북아 운용 구상과 첨단 군사 자산의 전략·전술적 전진 배치는 중국의 반접근·지역거부(A2/AD·중국의 서태평양의 영역지배 전략) 장벽을 무력화하려는 미국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미 의회가 미 전쟁부에 오는 12월 1일까지 한국 내 중국의 안보·기술 침투 실태 1차 보고서를, 내년 6월 1일까지 최종 대응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법제화한 배경 역시 동맹의 미세한 균열이 미국 국가 안보의 치명상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판단에 기인한다.

미 전략국제연구소(CSIS)의 지난 5월 보고서에 따르면, 민·군 겸용 기술과 자원 교류는 이제 동맹의 생존과 이익 침해 여부를 가르는 엄격한 안보 리스크 평가의 척도로 재정의되고 있다. 서방 안보 진영이 첨단 반도체와 핵심 광물 공급망을 동맹국 중심으로 재편하면서, 기술 주권 일치를 강력히 요구하는 추세다. 아울러 명확한 가치 인식이 없는 모호한 실리 노선이나 전략적 모호성은 동맹국 간 핵심 정보 공유의 제한이나 안보 신뢰 파탄이라는 구조적 고립을 자초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동맹은 역사적 전례가 증명하듯 공동의 위협에 직면했을 때 기술과 자원의 통합적 통제가 유지되어야만 유효하게 작동하기 때문이다.

북한 미사일총국이 지난 14일 김정식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장창하 미사일총국장 등이 참관한 가운데 조선 동해에서 2종의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SLCM)을 시험발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5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 미사일총국이 지난 14일 김정식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장창하 미사일총국장 등이 참관한 가운데 조선 동해에서 2종의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SLCM)을 시험발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5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캡처

■한반도 '핵-재래식 통합' 대비태세 강화
한반도를 둘러싼 북한의 군사적 위협은 과거의 '핵·재래식 병진 노선'을 넘어, 고도화된 핵전력을 야전 재래식 전력과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핵-재래식 통합(CNI)' 기조로 전환되며 전략·전술적 위험성이 고조되고 있다. 이는 곧바로 한반도의 최전선 군사분계선(MDL)과 비무장지대(DMZ) 일대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양상으로 투영되고 있다. 이러한 일촉즉발의 전술 환경 속에서 군 지휘부에 요구되는 가장 시급한 과제는 임전태세의 실효적 고도화와 엄정한 작전 기강의 확립이다. 미 브루킹스 연구소의 군사전략 석학 마이클 오핸런이 제시한 '실전적 억제 체계'의 논리에 따르면, 지배적인 안보 위협을 구체적으로 식별하지 않은 채 추상적인 상호 신뢰만으로 평화를 유지하겠다는 구상은 억제 실패를 초래하는 전략적 오류에 가깝다. 실질적인 연합 방위태세 구축은 현존하는 안보 위협의 대상과 전술적 양상을 객관적으로 다각도로 구체화하고 정교하게 대비하기 위한 '실체적 안보 위협 평가'에서부터 출발한다는 얘기다.

특히 동맹의 결속력이 흔들릴 때 발생하는 안보 공백의 위험성은 과거 필리핀의 사례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 1992년 필리핀은 자주와 주권을 앞세워 수빅만 해군기지 등 미군 전력을 결국 전면 철수시켰다. 그 직후 미스치프 암초와 스카버러 암초 등 핵심 해양 주권 거점을 중국의 비대칭 압박에 강점당하는 자충수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최근 힘이 지배하는 국제사회의 현실 앞에 군사적 열세를 절감한 필리핀이 방위협력확대협정(EDCA)을 통해 루손섬 북부를 포함한 총 9개의 거점을 미군에게 다시 제공한 사실은 국제정치의 냉혹함을 증명한다. 미국이 해당 거점에 대해 사실상 치외법권적 권한에 준하는 유연성을 확보한 배경은 한반도 정세와도 연동된다. 이는 한반도의 정치적 역학 관계나 정책적 기조 변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지경학적 리스크를 염두에 둔 미국의 '플랜 B'적 헤징 포석으로도 분석된다. 서태평양 전반을 잇는 촘촘한 안보 울타리의 구축은 불안 요인이 상존하는 한반도 주변 정세 속에서, 동맹의 마비 사태에 대비한 미국의 정교한 안보 다각화 비책인 셈이다.

북한 관영메체는 24일 김정은이 신압록강대교를 통해 1년 1개월 만에 방중했다고 하루 뒤인 25일 오전 보도했다. 중·러를 명확한 뒷배로 삼아 '핵-재래식 통합(CNI)' 군사적 카르텔을 과시하려는 계산된 포석으로 관측된다. 앞서 북한은 지난 15일 완공 12년 만에 신압록강대교를 개통하며 중국과 밀착하고 앞서 지난달 7일 러시아 간 두만강자동차다리를 개통하면서 일단, 중·러 양다리 삼각 협력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이는 동북아 전구의 지정학적 가변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대한민국 외교·안보 라인이 모호한 노선에서 벗어나 동맹국 간 정책 기조 일치 능력을 정교하게 증명해 내야 한다는 당면 과제를 더욱 무겁게 압박하고 있다.

미 해군의 최신예 고고도 장거리 무인 해상 감시·정찰기인 MQ-4C 트리톤(Triton, 위쪽)이 초계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 14일 북한이 동해상 '김군옥영웅함'에서 첫 핵무장 시험인 수직·어뢰관 SLCM 섞어쏘기 전날 새벽 이륙해 중부 내륙과 동해 상공을 약 9시간 동안 10차례 왕복 비행했다. 통신 및 레이더 신호를 수집하는 미 육군의 정찰·전자전 항공기 아레스(ARES)도 지난 14일 북한이 동해상 '김군옥영웅함'에서 첫 핵무장 시험인 수직·어뢰관 SLCM 섞어쏘기 전날 밤부터 당일 오전까지 동·서해 상공을 오가며 북한
미 해군의 최신예 고고도 장거리 무인 해상 감시·정찰기인 MQ-4C 트리톤(Triton, 위쪽)이 초계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 14일 북한이 동해상 '김군옥영웅함'에서 첫 핵무장 시험인 수직·어뢰관 SLCM 섞어쏘기 전날 새벽 이륙해 중부 내륙과 동해 상공을 약 9시간 동안 10차례 왕복 비행했다. 통신 및 레이더 신호를 수집하는 미 육군의 정찰·전자전 항공기 아레스(ARES)도 지난 14일 북한이 동해상 '김군옥영웅함'에서 첫 핵무장 시험인 수직·어뢰관 SLCM 섞어쏘기 전날 밤부터 당일 오전까지 동·서해 상공을 오가며 북한의 무력시위 전후 징후를 샅샅이 훑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미 해군·미 국방영상정보배포서비스(DVIDS)

■'킨소드 27'의 진화와 '한국 소외'의 진실
미·일 동맹의 기술적 진화와 서태평양 다자 안보망의 재편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실체적 현장이 바로 규슈와 난세이 제도(대만 인근 일본 남서부 섬들) 일대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전개 중인 미·일 연합 실기동 훈련 '킨소드(Keen Sword 27)'다. 지난 19일부터 오는 29일까지 11일간의 일정으로 진행하는 킨소드 훈련은 지난 1986년부터 격년제로 실시해 왔으며, 올해 참가국은 역대 최다인 9개국이다. 주최국인 미·일 외에 전통적인 참여국인 호주와 캐나다, 참관국에서 정식 참가국으로 격상된 필리핀·독일·프랑스·네덜란드·뉴질랜드 5개국이 합류했다. 이 때문에 이번 훈련은 인도·태평양 및 동북아 전구에서 유사시 유럽 연합군까지 즉각 투입하겠다는 '아시아판 나토(NATO)' 구성의 첫걸음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앞선 2회 연속 참관국이었던 한국은 올해 참관국으로 초청받지 못했다. 이는 중국의 군사적 팽창에 대응한 미·일 주도의 대중 전선이 급격히 강화되는 과정에서 동맹 내 태도와 입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번 훈련은 일본 자위대 4만5000명과 미군 1만2000명 등 총 5만7000여 명의 대규모 병력과 첨단 타격 자산들이 대거 실전 전개됐다. 중국 연안의 함정까지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일본의 신형 스텔스 장거리 미사일 '25식 지대함 유도탄(사거리 약 1000~1500㎞)'이 처음으로 야전에 전개됐다. 미군은 C-130 허큘리스와 V-22 오스프리 수송기를 활용한 '히트앤런' 전술에 최적화된 고기동 다연장로켓 '하이마스(차세대 탄도탄 프리즘 기준 사거리 500㎞ 이상)'와 무인 대함미사일 차량 탑재형 '네메시스(사거리 약 185~250km)'를 남서 제도 일대에 배치했다. 여기에 최고 속도 마하 17(종말 단계 마하 5 이상 변칙 활공 기동)의 지상 발사형 극초음속 미사일 '다크 이글(사거리 약 2775㎞)'까지 가세하며, 제1도련선(일본 열도에서 오키나와, 대만을 거쳐 필리핀까지 이어지는 섬들의 연결선) 전반에 걸친 장·단거리 미사일 봉쇄망을 완성했다.

특히 이번 훈련은 육·해·공·사이버·우주 공간을 통합하는 미군의 '다영역 작전(MDO)' 개념과 우방국 간의 전술 데이터링크를 연동, 사각지대 없이 적을 정밀 포착·타격하는 진화된 네트워크전을 구현하고 있다. 미 우주개발청(SDA)이 지난 7월 가동을 시작한 저궤도 정밀 군사 위성망 '트랜치 1(Tranche 1) 체계'를 적용, 미래 전장의 진화적 변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최근 킨소드 훈련과 미 해군이 6세대 함재기 F/A-XX 개발을 통해 중국의 A2/AD 전략을 격파하고자 보여준 첨단 기술 안보 혁신의 행보는 동맹이 지향해야 할 실질적 진화의 방향성을 웅변하고 있다. 최근 미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은 '2026 국방전략(NDS)' 분석 보고서에서 "한국의 국가 수호는 정교한 독자적 외교·안보의 가동과 단호한 군사적 대응 의지가 내재적으로 균형을 이루어야만 실효적 억지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급변하는 글로벌 전황과 기술 전쟁의 파고 속에서, 동맹의 전략적 호혜성을 고도화하고 군 본연의 임무를 명확히 정립하는 실질적 리더십의 발휘가 절실한 시점이다.

미 육군 계약사령부-레드스톤 병기창(ACC-RSA)은 마하 17 속도의 장거리 극초음속 무기인 다크이글(Dark Eagle)을 지원하기 위해 27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며 2026 회계연도 일정보다 앞서 주요 이정표를 달성했다. 이번 계약은 미 육군과 해군의 연구·개발·생산 통합 추진을 바탕으로 신속하게 진행되었다. 미 국방영상정보배포서비스(DVIDS) 제공
미 육군 계약사령부-레드스톤 병기창(ACC-RSA)은 마하 17 속도의 장거리 극초음속 무기인 다크이글(Dark Eagle)을 지원하기 위해 27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며 2026 회계연도 일정보다 앞서 주요 이정표를 달성했다. 이번 계약은 미 육군과 해군의 연구·개발·생산 통합 추진을 바탕으로 신속하게 진행되었다. 미 국방영상정보배포서비스(DVIDS) 제공

[email protected] 이종윤 정치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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