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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케이블 부설선 조달 지원하는 日정부… "경제안보 직결"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신규 해저케이블 설치뿐 아니라
손상된 케이블 복구에도 필수적
부설선 확보 여부가 경쟁력 좌우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 #.후지산 높이의 약 두 배인 수심 7500m. 햇빛도 닿지 않는 바닷속에서 끊어진 해저케이블을 찾아 끌어올린다. 이 깊이에서는 일반적인 해저 작업용 무인잠수정(ROV)도 활용하기 어렵다. 수리선은 특수 장비로 케이블을 인양한 뒤 손상된 부분을 잘라내고 새 케이블을 연결한다.

지난 14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의 NTT 월드엔지니어링마린 사업소에서 소개한 실제 복구 사례다. 또 다른 고장 사례에서는 수리선이 현장에 도착하는 데만 8일이 걸렸다. 선박의 이동 속도가 느리고 사고 해역에 따라 이동 거리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서비스 확산으로 해저케이블 발주는 늘고 있지만 이를 설치하고 수리할 선박은 부족하다. 기존 선박은 노후화하고 신규 건조비도 급등하면서 해저 통신망 유지·보수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해저케이블 복구에는 특수 선박뿐 아니라 예비 케이블을 보관할 육상 시설과 숙련 기술자도 필요하다. 파도와 해류 속에서 선박의 위치를 정밀하게 유지하며 수심 수천m 아래의 케이블을 인양해야 하기 때문이다. NTT 관계자는 "한 차례 해상 작업에 약 60명이 참여한다"며 "육상 광케이블 기술자를 해상 작업에도 투입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미쓰이 신스케 NTT 월드엔지니어링마린 사장은 "약 10년 전 100억엔 미만으로 건조한 선박과 비슷한 배를 지금 새로 만들려면 400억엔(약 3383억원) 이상이 든다"고 설명했다.

NEC에 따르면 세계 해저케이블 관련 선박은 약 60척이지만 대형 케이블 부설에 활용할 수 있는 선박은 제한적이다. 가시마 다카히로 NEC 해양사업개발총괄부 디렉터는 "운용 중인 케이블선은 선령이 20~30년인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 10년 정도 지나면 상당수 선박이 퇴역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선박 부족은 수익성에도 직격탄이 되고 있다. NEC는 지난 5월 일본 국회에서 해저케이블 사업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며 적자 원인의 약 70%가 해양공사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자체 부설선이 없어 공사 일정과 비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NEC는 자체 보유와 장기 용선을 병행해 최대 5척의 선박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가시마 디렉터는 "사업을 확대하려면 우리가 사용할 케이블선을 확보해야 한다"면서도 "조선업계가 매우 혼잡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도 경제안보 차원에서 해저케이블 부설선 확보와 유지·보수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AI 확산으로 해저케이블 구축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선박 부족이 공사 일정과 비용을 좌우하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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