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

국토연구원 "버려지는 드론 데이터, 국가 공간정보 갱신에 써야"

정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준공·사용승인 등 기존 절차에 원천데이터 제출 추가해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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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건설 현장에서 드론과 모바일매핑시스템(MMS)으로 수시로 만들어지는 고품질 공간데이터가 국가 지도에 반영되지 못한 채 사라지고 있다. 로봇처럼 현실 공간을 인식해 스스로 움직이는 피지컬 AI 시대에는 지도의 최신성이 곧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이 데이터를 검증해 국가 공간정보 갱신에 끌어 써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27일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최경아 공간정보정책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은 국토정책 브리프에서 이 같은 정책방안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건축물과 도로 현장의 공간데이터 생산·관리 실태를 조사했다. 이를 정밀도로지도 통보체계와 비교해 제도상 빈틈을 짚었다.

연구진은 지금의 갱신 구조를 한계로 꼽았다. 국가가 바뀐 곳을 찾아내 측량을 다시 하는 방식이라 갱신 범위가 넓어질수록 비용도 함께 불어난다. 이 방식으로는 국토가 바뀌는 속도를 따라잡기 어렵다. 지도가 실제 공간과 어긋나면 이를 기반으로 판단하는 AI가 오작동하고 안전사고로 번질 수 있다. 반면 현장에서는 드론·MMS로 정밀한 데이터가 꾸준히 쌓이지만, 이 데이터가 국가 공간정보로 흘러갈 길은 막혀 있다. 국가와 현장이 따로 노는 '이중 구조'라는 지적이다.

건축물의 경우 공사 중 드론으로 찍은 데이터는 발주기관 내부 자료로만 남는다. 사용승인 때 내는 도서와 측량성과도, 시공 기록물도 건축 행정에만 쓰인다. 건물의 속성 정보는 고쳐지지만 실제 모양을 반영하는 형상 갱신에는 쓰이지 못하는 것이다. 도로는 공공측량 최종성과가 국토지리정보원으로 넘어간다. 정밀도로지도의 경우 도로관리청이 MMS 표준자료까지 제출하는 체계가 갖춰져 있지만, 이미 구축이 끝난 구간에만 해당한다.

보고서는 해법으로 크게 네 가지를 내놨다. 우선 준공 시점의 원천데이터를 1순위 수집 대상으로 정하자고 했다. 「수치지도 수정용 건설공사 준공도면 작성에 관한 지침」을 고쳐 원천데이터와 최소한의 메타데이터를 제출 목록에 넣자는 것이다. 제출 경로도 새로 만들지 말자고 했다. 완공 통보, 공공측량 성과 인계, 사용승인 등 이미 돌아가는 절차에 얹고, 공공건축물부터 차례로 적용하자는 제안이다. 데이터를 받기 전에는 품질 수준에 따라 '바로 반영', '품질 보완 후 활용', '변화 탐지 단서로 활용'으로 나누는 사전 검증 관문을 두자고 했다. 품질검증 가이드라인도 제도로 만들 것을 주문했다. 역할 분담도 제시했다. 국토지리정보원은 접수와 반영, 공간정보품질관리원은 품질 판정, 허가권자와 지역건축안전센터는 건축물 확인을 맡는다. 데이터를 내는 기관에는 갱신된 데이터를 다시 쓸 수 있게 하는 등 참여 유인을 주자고 했다.

연구진은 지금이 전환하기 좋은 시점이라고 봤다. 정부 계획이 이미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어서다. 제7차 국가공간정보정책 기본계획(2023∼2027)은 0.5∼2년인 갱신주기를 (준)실시간으로 줄이고 위성·드론 데이터 기반 자동 갱신체계를 만들겠다고 했다. 제4차 공간정보산업진흥 기본계획(2026∼2030)은 공간정보를 디지털트윈, 자율주행, 로봇배송, AI 시티 등 신산업의 핵심 데이터 인프라로 규정했다. 민간이 만든 공간정보의 유통 근거와 품질관리 자동화도 담았다. 품질 편차 같은 기술적 걸림돌도 크라우드소싱 데이터의 품질검증·향상 기술 개발로 관리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연구진은 남은 과제가 제도적 통로라고 강조했다.

최 부연구위원은 "AI 시대 국가 공간정보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이 새로 측량하느냐가 아니라 이미 생산되는 데이터를 얼마나 잘 받아 검증하고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으며, 버려지던 현장 공간데이터를 국가 공간정보 갱신의 자원으로 전환하기 위한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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