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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정권 뒤집었다'…세르비아 우파 14년 장기집권 막 내려

홍채완 기자
파이낸셜뉴스

정권교체 기대감으로 약 30년만에 최고 투표율
英언론 "유럽 전역 학생운동에 새로운 동력"

25일(현지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조기 총선 투표가 종료된 뒤 '학생 명단' 후보들이 관계자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AP뉴시스
25일(현지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조기 총선 투표가 종료된 뒤 '학생 명단' 후보들이 관계자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동유럽 세르비아에서 학생들이 주도한 정권 교체 운동이 총선에서 승리하며 14년간 장기 집권한 우파 정권을 무너뜨렸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총선 결과가 유럽 전역을 뒤흔들고 있는 학생 시위에도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25일(현지시간) 프랑스 AFP통신에 따르면, 학생 주도 정치세력 '학생 명부'는 전체 250석 가운데 단독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학생 명부 소속 후보 라도미르 사이치치는 "잠정 결과에 따르면 우리가 거의 모든 투표소에서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다"고 발표했다.

앞서 학생 명부는 이번 총선에서 250명의 후보를 출마시켰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학계 출신이거나 기존 정치권에 몸담지 않은 인물들이었다. 이들은 '부패 척결'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워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25일(현지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국회의사당 밖 보도에 알렉산다르 부치치 전 대통령의 포스터가 훼손된 채 놓여 있다.AP뉴시스
25일(현지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국회의사당 밖 보도에 알렉산다르 부치치 전 대통령의 포스터가 훼손된 채 놓여 있다.AP뉴시스

이날 세르비아는 정권 교체에 대한 기대감으로 30여년 만에 가장 높은 총선 투표율을 기록했다. 10년 넘게 세르비아를 집권해 온 알렉산다르 부치치 전 대통령은 투표가 끝난 지 2시간도 지나지 않아 일찌감치 패배를 인정했다.

다만 선거 패배의 책임은 외국 세력에 돌렸다. 부치치는 "사람들이 알아야 할 것이 있다"며 "이번 선거 결과는 미국 딥스테이트(기득권 비밀 조직)와 유럽 국가들의 지원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2014년부터 총리와 대통령직을 잇달아 지낸 부치치는 인권 단체들로부터 "갈수록 권위주의적으로 통치한다"는 비판을 받아왔고, 2024년부터는 학생들의 거센 정치적 저항에 부딪힌 바 있다. 실제로 그해 11월 세르비아 북부의 한 기차역에서 차양 지붕이 무너져 16명이 숨지면서 반정부 시위가 시작됐으며, 시위대의 요구는 철저한 진상 규명에서 조기 총선 실시로 점차 확대됐다.

총선 전 열렸던 세르비아 '학생 명단' 집회.AP뉴시스
총선 전 열렸던 세르비아 '학생 명단' 집회.AP뉴시스

이런 배경이 있었던 가운데, 이날 정권 교체가 유력해지자 학생 명부 지지자들은 열광하며 승리를 자축했다. 밀라 마르티치는 AFP에 "믿기지 않을 정도로 좋다"며 "마침내 자유로운 나라에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AFP는 "수천명이 수도 베오그라드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면서 "지나가는 차들이 경적을 울렸고, 불꽃놀이도 벌어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학생 명부의 승리를 축하하며 "EU는 세르비아의 법치주의와 언론 자유, 부패 척결, 강력한 민주주의 구축을 위해 개혁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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