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방

30대 여성, 철원 민통선 포착 후 '20시간' 공백… GOP 철책 훼손 시도 중 체포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24일 오후 민통선 무단 진입 식별 후 차단 작전 전개 종심 수색 과정서 포착
25일 오전 최전방 GOP 철책서 가위·니퍼로 광망 센서 절단 시도 중 신병 확보
국감장 도마 위 오른 전방 과학화 경계… 군 당국 "경계작전태세 점검 착수"

동해안 최북단 명파리 마을 인근 민통선 출입 검문소. 뉴시스
동해안 최북단 명파리 마을 인근 민통선 출입 검문소.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강원도 철원 최전방 지역에서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을 무단 통과한 30대 민간인 여성이 군의 최후 방어선인 일반전초(GOP) 철책을 훼손하려다 군 당국에 붙잡혔다. 조사 결과 군은 피의자의 최초 무단 진입 사실을 식별하고 차단 작전을 전개했으나, 이후 약 20여 시간 동안 전방 감시망에서 행적을 놓쳤다가 GOP 철책 현장에서 신병을 확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이 같은 작전 시차가 공식 확인되면서, 군 당국은 전방 부대의 과학화 경계시스템 운용 구조 및 초동 조치 과정에 공백이 없었는지 전반적인 사실관계 확인과 경위 조사에 착수했다.

26일 합동참모본부와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질의 내용에 따르면, 군 당국은 지난 25일 강원도 철원군 GOP 이남 민통선 이북 지역에서 군 경계시설물에 무단 접근해 손상을 시도하던 미상 인원 A씨(30대 여성)의 신병을 확보해 관계기관과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날 국감과 합참 발표를 통해 드러난 시간대별 구체적 팩트에 따르면, 군은 이틀 전인 지난 24일 오후에 A씨가 철원 지역 민통선 이북 구역으로 무단 진입한 사실을 감시 장비를 통해 최초 포착했다. 군은 즉각 신병 확보를 위한 차단 작전에 돌입하고 수색을 전개했으나, 현장에서 A씨의 위치를 신속하게 특정하지 못했다. 이후 다음 날 오전 최종 신병이 확보될 때까지 약 20여 시간 동안 A씨는 부대의 CCTV를 비롯한 전방 감시 자산의 탐지 범위를 벗어난 채 종심 구역을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 감시망에서 일시적으로 사라졌던 A씨는 결국 최전방 GOP 남방한계선 철책까지 도달했으며, 소지하고 있던 가위와 니퍼 등을 이용해 철조망에 가동 중인 과학화 경계시스템의 핵심 센서(광망)를 물리적으로 절단하고 훼손하려 시도했다. 군은 광망 센서 반응 등을 토대로 현장에 출동해 철책을 훼손하던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관계기관의 합동 조사 결과 간첩 활동 등 실질적인 대공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잠정 판단됐으며, 피의자는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행동 경위에 대해 횡설수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 안보 전문가들은 군이 최초 포착 이후 차단 작전을 시도했음에도 민간인 한 명을 실시간으로 추적하지 못해 최종 방어선인 GOP 철책이 물리적 훼손 위험에 노출된 점은 향후 보완해야 할 과제라고 짚는다. 특히 첨단 센서와 과학화 장비에 과도하게 의존하기보다, 현장 병력의 실전적인 탐색·차단 능력과 신속한 전술 전파 태세를 한층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과거 일부 전방 부대에서 발생했던 철책 무단 접근 및 월북 사건 등 감시 장비 포착 이후 초동 조치 시차 문제가 제기됐던 사례들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군 당국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A씨의 구체적인 민통선 내 도보 이동 경로와 상세한 행적을 역추적하는 한편, 경계 작전 시스템 및 과학화 장비 운용 프로세스 전반에 문제점이나 허점이 없었는지 면밀히 확인하겠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이달 중 대남 확성기 방송 재개를 예고하면서 우리 군도 대북 확성기 방송 등 맞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지난 6월 22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우리 군이 철책 주변을 순찰하고 있다. 남북 간 확성기 심리전이 재개되면 지난해 6월 이후 중단됐던 대남·대북 방송이 1년 4개월여 만에 다시 시작될 전망이다. 뉴시스
북한이 이달 중 대남 확성기 방송 재개를 예고하면서 우리 군도 대북 확성기 방송 등 맞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지난 6월 22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우리 군이 철책 주변을 순찰하고 있다. 남북 간 확성기 심리전이 재개되면 지난해 6월 이후 중단됐던 대남·대북 방송이 1년 4개월여 만에 다시 시작될 전망이다. 뉴시스

[email protected] 이종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