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전국서 외국인 늘 때 제주만 줄었다… 청년 유출·귀촌 감소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제주 외국인 3만447명… 64명 감소
이주배경인구 4만550명, 전국 4위 비중
20대 순유출률 3.2%… 전국 두 번째
귀촌인 9731명, 11년 만에 1만명 아래

제주시 한림읍 금능해수욕장에서 피서객들이 해변을 거닐며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제주에서 한 달 살기 등 장기체류 관광과 실제 거주지를 옮기는 정착형 이주는 구분되며, 최근 제주에서는 국내 인구 순유출과 귀촌인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주시 한림읍 금능해수욕장에서 피서객들이 해변을 거닐며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제주에서 한 달 살기 등 장기체류 관광과 실제 거주지를 옮기는 정착형 이주는 구분되며, 최근 제주에서는 국내 인구 순유출과 귀촌인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지난해 제주 거주 외국인은 64명 줄어 전국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 감소했다. 제주 전체 이주배경인구는 239명 증가에 그쳤고, 국내 인구이동에서는 4273명이 순유출되는 등 과거 이주 열풍을 주도했던 제주의 인구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

26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이주배경인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제주지역 이주배경인구는 4만550명으로 전년 4만311명보다 239명(0.6%) 증가했다. 전국 증가율 3.5%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이주배경인구는 본인이나 부모 가운데 적어도 한 명이 이주배경을 가진 사람을 뜻한다. 외국 국적자뿐 아니라 귀화자, 이민자 2세, 북한이탈주민 등도 포함한다. 국내에서 거주지를 옮긴 일반 내국인의 지역 간 이동과는 구별된다.

제주의 이주배경인구 비중은 전체 인구 66만9354명의 6.1%로 전국 평균 5.4%보다 0.7%포인트 높았다. 충남(8.3%), 충북·경기(각 6.5%)에 이어 전국에서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만 증가세는 전국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제주에 거주하는 외국 국적자는 2024년 3만511명에서 지난해 3만447명으로 64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국의 외국 국적자는 204만2744명에서 210만9057명으로 6만6313명(3.2%) 증가했다. 제주를 제외한 16개 시도에서는 모두 외국 국적자가 늘었다.

반면 제주지역 이주배경 내국인은 9800명에서 1만103명으로 303명 증가했다. 귀화·인지를 통해 한국 국적을 취득한 사람은 2823명에서 2962명으로, 이민자 2세는 6446명에서 6608명으로 늘었다.

지난 7월 31일 제주국제공항 1층 도착장에서 관광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관광객 방문과 실제 거주지 이전은 구분되는 가운데 지난해 제주에서는 다른 시도로 떠난 인구가 전입 인구보다 4273명 많았다. 사진=뉴시스
지난 7월 31일 제주국제공항 1층 도착장에서 관광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관광객 방문과 실제 거주지 이전은 구분되는 가운데 지난해 제주에서는 다른 시도로 떠난 인구가 전입 인구보다 4273명 많았다. 사진=뉴시스

외국 국적자의 감소분보다 한국 국적을 가진 이주배경인구의 증가분이 커 전체 이주배경인구는 소폭 증가한 셈이다. 다만 국적 취득과 출입국, 지역 간 이동을 각각 구분하지는 않아 외국인 감소 원인을 특정하기는 어렵다.

전국적으로는 이주배경인구가 2024년 271만5074명에서 지난해 280만9584명으로 9만4510명 늘었다. 전체 인구의 5.4%에 해당한다. 15~64세 생산연령인구가 81.9%를 차지했으며, 20대와 30대에서는 해당 연령 전체 인구의 각각 10.0%, 9.5%가 이주배경인구로 집계됐다.

제주는 외국 국적자의 증가세가 멈춘 가운데 국내 인구이동에서도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별도 국내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 전입자는 7만7588명, 전출자는 8만1861명으로 4273명이 순유출됐다. 2023년 1687명, 2024년 3361명에 이어 3년 연속 순유출이다.

제주 인구가 외부에서 대거 유입되던 시기와는 대조적이다. 2016년에는 전입자가 전출자보다 1만4632명 많았지만 이후 증가세가 둔화했고 2023년부터는 순유출로 돌아섰다.

연령별로 보면 청년층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제주 20대의 순유출률은 3.2%로 경북(3.9%)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제주지역 20대 인구 가운데 약 2200명이 다른 시도로 순유출된 규모다.

10대의 순유출률도 1.5%에 달했다. 30대는 0.3%, 40대는 0.1%, 50대는 0.2%의 순유출률을 기록했다. 중장년층에서도 전입자보다 전출자가 많은 현상이 나타난 셈이다.

제주시 구좌읍 월정해수욕장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비가 내리는 해변을 거닐고 있다. 단기 방문 관광객과 구분되는 제주지역 3개월 이상 거주 외국인은 2025년 3만447명으로 전년보다 64명 감소했다. 사진=연합뉴스
제주시 구좌읍 월정해수욕장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비가 내리는 해변을 거닐고 있다. 단기 방문 관광객과 구분되는 제주지역 3개월 이상 거주 외국인은 2025년 3만447명으로 전년보다 64명 감소했다. 사진=연합뉴스

제주에서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인구 가운데 수도권 비중도 적지 않다. 지난해 제주와 수도권 사이에서는 약 1900명이 수도권으로 순유출됐다. 제주로 들어오는 인구보다 수도권으로 떠나는 인구가 더 많았다는 의미다.

제주의 정착형 이주 열기가 약해지고 있다는 흐름은 귀촌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호남지방데이터청이 지난 9월 발표한 '2025년 전북·전남·제주지역 귀농어·귀촌인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 귀촌인은 9731명으로 전년 1만340명보다 609명(5.9%) 감소했다.

제주 귀촌인이 연간 1만명을 밑돈 것은 2014년 이후 11년 만이다. 2021년 1만2307명에서 2022년 1만1767명, 2023년 1만690명, 2024년 1만340명으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까지 감소세가 이어졌다. 4년 사이 2576명(20.9%)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귀촌인 가운데 다른 시도에서 제주로 이주한 사람은 5409명으로 전년 5544명보다 135명(2.4%) 줄었다. 제주도 안에서 읍·면지역 등으로 거주지를 옮긴 귀촌인도 4322명으로 전년보다 감소했다.

제주로 이주하는 사람들의 선택 기준에서는 일자리의 중요성이 확인된다. 지난해 제주 귀촌가구의 전입 사유 가운데 직업이 31.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주택 관련 사유는 19.3%, 자연환경은 8.5%였다. 제주와 다른 시도 사이의 인구이동에서도 직업은 주요 전입·전출 사유로 나타났다.

자연환경을 찾아 제주로 이주하던 흐름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귀촌인 감소와 청년층 순유출이 동시에 이어지면서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일자리와 주거 여건이 인구정책의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국적으로 이주배경인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제주가 외국 국적자 감소와 국내 인구 순유출을 동시에 겪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앞으로 제주의 인구정책은 외부 인구 유치 규모뿐 아니라 청년과 중장년층의 지역 정착, 이주배경 주민의 장기 거주 여건을 함께 살펴야 할 필요가 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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