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막연한 AI 전력수요, 12차 전기본에 다 못 담아"
기후부 종합감사… 석탄 최소출력 하향 검토·산업용 전기료 지역별 인하 재확인
[파이낸셜뉴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구체화되지 않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수요까지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모두 반영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규 원전 공론화로 전기본 수립이 늦어지고 있다는 야당의 비판에는 공론화 때문에 일정이 특별히 더 늦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김 장관은 26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이 AI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축소 논의 보도를 거론하자 "아직 수요가 구체적으로 확정된 게 생각보다 많지 않다"며 "막연한 수요를 12차 전기본에 다 넣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기업들의 실제 투자계획을 따져 반영 규모를 정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전기수요가 늘어난다고 다시 석탄으로 메울 수는 없다"며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함께 늘려 수요 증가에 대응하겠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날 신규 원전 공론화를 두고 대통령은 '전격전'을, 장관은 '지연전'을 펴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 다수가 신규 원전에 찬성하는 만큼 전기본 위원회에서 결정하면 될 일을 공론화로 늦출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김 장관은 앞선 11차 전기본 때는 시간이 부족해 여론조사로 의견을 모았지만 이번에는 충분한 숙의 절차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답했다. 정부는 당초 10월 정기국회 중 12차 전기본 정부안을 확정할 계획이었으나 공론화 일정에 맞춰 12월로 미뤘다. 원전 공론화위원회는 오는 12월 11~13일 시민참여단 숙의토론을 거쳐 권고안을 낼 예정이며, 정부는 이를 반영해 12차 전기본 정부안을 마련한다.
원전 계속운전 심사가 지나치게 길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 계속운전 심사가 최대 4년 가까이 걸리고 있고, 심사 대상 원전 9기 가운데 4기가 멈춰 있어 전력수급에 부담이 된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계속운전 심사는 원자력안전위원회 소관이라면서도 절차가 빨리 진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석탄발전 운영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요구에는 개선을 약속했다.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내 석탄발전의 최소출력 기준이 60% 안팎으로, 신규 화력의 기준을 30%로 낮춘 일본이나 25%를 적용하는 중국보다 높다고 지적했다. 최소출력은 발전기를 끄지 않고 돌릴 때 유지해야 하는 가장 낮은 출력이다. 이 기준이 높으면 전력이 남는 낮 시간대에 석탄발전 대신 재생에너지 발전을 줄이는 출력제어가 늘어난다. 지난 21일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4만1040MW)이 처음으로 석탄(4만757MW)을 넘어섰지만, 송전망 부족과 출력제어로 실제 발전량은 여전히 석탄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경직적인 석탄발전 운영 규칙이 재생에너지 확대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 장관은 "중동전쟁 여파가 마무리되면 석탄 최소출력 기준을 하향 조정하는 문제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올해는 중동전쟁으로 가스 수급이 불안해지자 가스 사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폐지 예정이던 석탄발전소까지 추가로 돌렸고, 이 과정에서 최소출력 기준 검토가 부족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충전 전력에 매기는 요금 부담과 관련해서는 ESS가 송·배전망 추가 건설을 줄이는 효과를 반영해 감면 폭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email protected] 이유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