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사고 내고 보험금 '꿀꺽'…경찰, 보험사기 피의자 911명 검거
4개월간 2045건 적발·12명 구속…피해액 75억원 넘어 진로변경 차량 노린 고의사고 최다…SNS로 공범 모집도
[파이낸셜뉴스]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거나 사고 내용을 조작해 보험금을 가로챈 보험사기 피의자 900여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액은 75억원을 넘어섰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6월 15일부터 9월 30일까지 약 4개월간 교통사고 보험사기를 집중 수사한 결과 총 2045건을 적발하고 911명을 검거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가운데 12명은 구속됐으며 확인된 피해액은 75억2462만원으로 집계됐다.
범행 유형별로는 우연히 발생한 사고처럼 꾸며 실제 충돌을 유발하는 고의사고가 1559건으로 전체의 76.2%를 차지했다. 특히 차선을 변경하는 차량을 노린 고의사고가 600건(29.3%)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사고 내용 조작 336건(16.4%), 가해자와 피해자가 공모한 사고 319건(15.6%), 이른바 '손목치기' 등 자해사건 209건(10.3%) 순이었다.
피의자 연령대는 범행 수법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고의사고에 가담한 피의자 중에서는 20대가 263명(28.9%), 30대가 182명(20.0%)으로 전체 검거 인원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반면 운전자를 바꿔치기하거나 사고 내용을 조작한 허위사고에서는 30대 83명(9.1%), 40대 87명(9.5%)의 가담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경찰 수사에서는 지역 선후배 등 지인끼리 범행을 공모한 사례뿐 아니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범을 모집한 조직적 보험사기도 확인됐다. 온라인에 '쉽게 돈 벌 사람' '단기 고수익 알바' 등의 게시글을 올려 범행 가담자를 끌어들이는 수법이다.
실제 대구경찰청은 2023년 2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SNS로 공범을 모집한 뒤 허위 교통사고를 접수하는 방식으로 60차례에 걸쳐 보험금 약 3억원을 가로챈 일당 59명을 검거했다.
경남경찰청은 2022년 1월부터 2024년 4월까지 거제 일대에서 교통법규 위반 차량이나 음주운전 의심 차량을 상대로 고의사고를 내고 보험사와 운전자에게서 14차례에 걸쳐 약 1억9800만원을 편취·갈취한 혐의로 22명을 검거했다. 이 중 3명은 구속됐다.
전남경찰청은 목포 일대에서 진로변경 차량을 대상으로 11차례 고의사고를 유발해 보험금 약 8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조직폭력배 등 11명을 붙잡았다.
경기북부경찰청도 구리·남양주 일대에서 진로변경 차량에 고의로 접촉해 29차례에 걸쳐 보험금 약 2억4000만원을 편취한 혐의로 3명을 검거하고 1명을 구속했다.
보행자가 차량에 일부러 뛰어들어 금품을 요구하는 이른바 '손목치기' 수법도 적발됐다. 인천 부평경찰서는 지난 7~9월 부평구 일대에서 우회전 차량에 뛰어드는 방식으로 운전자들에게 30차례에 걸쳐 약 2000만원을 가로챈 피의자 1명을 구속했다.
충남경찰청은 천안·아산 일대에서 진로변경 차량을 상대로 고의사고를 낸 뒤 과도한 입원치료를 받는 수법으로 35차례에 걸쳐 보험금 약 1억8000만원을 편취한 혐의로 24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앞으로도 교통사고 보험사기에 대한 상시 단속을 이어갈 방침이다. 일선 경찰서 교통수사팀은 일반 교통사고 처리 과정에서 보험사기 의심 정황을 적극 수집하고, 시도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은 광역 단위 의심사례와 SNS 공모 게시물, 보험금 지급 내역 등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수사를 진행한다.
홍석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국민의 생명·신체의 안전을 위협하고 경제적 부담을 가중하는 중대한 범죄인 교통사고 보험사기 근절에 수사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수사를 통해 확인된 피해자에 대해서는 행정처분 취소, 할증 보험료 환급 등 피해자보호조치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김예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