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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훈·장유빈도 여기서 컸다… 필드 휩쓴 ‘골프존 키즈’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챔피언 산실 ‘골프존 레드베터 아카데미’
주니어부터 프로까지 성장단계별 육성
미세한 폼까지 잡아내는 IT 데이터 제공

지난 9월 개최한 KPGA 코리안투어 골프존 오픈에서 우승한 신상훈 프로가 트로피를 들고 있다. KPGA 제공
지난 9월 개최한 KPGA 코리안투어 골프존 오픈에서 우승한 신상훈 프로가 트로피를 들고 있다. KPGA 제공

프로 스포츠의 세계에서 우연이 반복되면 그것은 곧 '실력'이자 '시스템'이 된다.

최근 2026시즌 KPGA와 KLPGA 투어 리더보드 최상단, 그리고 바다 건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리더보드를 유심히 살펴보면 하나의 뚜렷한 교집합이 발견된다. 바로 골프존 홀딩스의 자회사 골프존이 운영하는 '골프존 레드베터 아카데미(GLA)' 출신 선수들의 이름이다. 과거 유망주 발굴을 위한 조용한 지원 프로젝트로 시작됐던 이 시스템은, 이제 한국 골프의 지형도를 뒤바꾸는 가장 강력한 챔피언 파이프라인으로 진화했다.

남자 1부 투어의 흐름이 이 변화를 가장 직관적으로 증명한다. 지난 9월 KPGA '골프존 오픈'에서 숨 막히는 연장 승부 끝에 우승컵을 들어 올린 신상훈의 스토리가 대표적이다. 고교 2학년 시절부터 GLA의 훈련 시스템 안에서 기본기를 다진 그는 2022년 KPGA 선수권대회와 2023년 LG 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마침내 자신을 키워낸 후원사가 주최하는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는 결실을 맺었다.

아마추어 무대를 평정하고 프로로 넘어온 '초특급 에이스' 장유빈의 궤적도 궤를 같이한다.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그는 군산CC 오픈 2연패로 프로 무대에 연착륙한 뒤, 올해 'KPGA 클래식'과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마저 집어삼키며 투어의 지배자로 군림하고 있다. 여기에 2016년부터 아카데미에서 체계적인 관리를 받으며 2020년 헤지스골프 KPGA오픈과 신한동해오픈을 제패한 김한별, 탄탄한 기본기로 1부 투어 통산 2승을 수확한 배용준까지 더해지며 'GLA 사단'은 KPGA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이 파이프라인의 폭발력은 국내를 넘어 세계 최고 무대인 LPGA로 뻗어가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골프존 장학생으로 선발돼 엘리트 코스를 밟은 성유진은 2025년 메이저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을 제패한 뒤 해외로 시선을 돌렸다. 특유의 공격적인 플레이로 투어를 매료시킨 황유민 역시 2024년 두산건설 We've 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2025년 대보 하우스디 챔피언십과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를 발판으로 2026년 LPGA 투어에 정식 합류한 황유민은, 통산 4승의 허미정과 KLPGA를 평정하고 진출한 최혜진이 닦아놓은 GLA 출신들의 LPGA 성공 계보를 완벽하게 잇고 있다.

이처럼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우승자를 쏟아내는 배경에는 '감'에 의존하던 과거의 훈련 방식을 철저히 배제한 첨단 육성 인프라가 존재한다. GLA는 주니어 유망주부터 1부 투어 프로까지 성장 단계별로 스윙, 숏게임, 피지컬, 경기 운영 능력을 세밀하게 분해해 관리한다. 특히 골프존이 자랑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골프 시뮬레이션 기술과 샷·퍼팅 분석 시스템은 선수들의 미세한 폼 변화와 타구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추적해 객관적인 지표를 제공한다. 데이터는 결코 땀방울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스포츠의 진리를 IT 기술로 입증해 낸 것이다.

대전 골프존조이마루에 있는 골프존 레드베터 아카데미의 성시우 스튜디오에서 성시우 감독(오른쪽)이 골퍼에게 스윙 코칭을 하고 있다. 골프존 제공
대전 골프존조이마루에 있는 골프존 레드베터 아카데미의 성시우 스튜디오에서 성시우 감독(오른쪽)이 골퍼에게 스윙 코칭을 하고 있다. 골프존 제공

첨단 시스템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은 결국 사람의 리더십이다. 성시우 감독을 필두로 한 전문 코칭스태프는 선수의 잠재력과 특성에 맞춘 정밀한 맞춤형 훈련을 설계한다. 여기에 김홍식 1부 투어 단장이 오랜 투어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 무대 특유의 심리적 압박감 극복과 실전 코스 매니지먼트 노하우를 전수하는 '투트랙 지원'이 맞물려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 스윙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 '우승하는 방법'을 설계하는 GLA의 집요한 시스템. 이들이 빚어내고 있는 한국 골프의 새로운 역사는 이제 막 본궤도에 올랐을 뿐이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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