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 전 제왕절개했는데"…74세 여성 뱃속에서 발견된 '이것'의 정체 [이상징후]
대장암 검사 중 자궁 옆에서 발견된 4㎝ 덩어리
의료진은 자궁근종 의심…수술 후 드러난 반전
딱딱하게 굳은 덩어리 안에서 실 같은 섬유 발견
46년 전 제왕절개 때 남은 수술용 거즈로 판명
[파이낸셜뉴스] 반세기 가까운 세월 동안 몸속에 숨겨져 있던 '의료사고'의 흔적이 암 수술 과정에서 뜻밖에 모습을 드러냈다. 일본의 한 74세 여성 뱃속에서 발견된 46년 전 제왕절개 수술용 거즈 이야기다.
발단은 맹장 선암(대장암) 진단이었다. 의료진은 암 진행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컴퓨터단층촬영(CT)을 진행했고, 자궁 상단 부근에서 지름 4㎝ 크기의 둥근 덩어리를 우연히 발견했다. 덩어리 외벽은 달걀 껍데기처럼 단단하게 석회화되어 있었다. 내부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아 의료진은 이를 흔한 양성 종양인 자궁근종의 퇴행성 변성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맹장암 수술과 함께 덩어리를 제거한 뒤 충격적인 반전이 일어났다. 돌처럼 굳은 외벽을 가르자, 종양 조직이 아닌 복잡하게 얽힌 실 모양의 섬유 뭉치가 쏟아져 나온 것이다.
현미경 조직검사 결과, 이 물질은 인체 조직이 아닌 외부 섬유로 확인됐다. 의료진의 최종 진단은 '고시피보마(Gossypiboma)'. 수술 중 몸속에 방치된 거즈나 스펀지 등 이물질을 둘러싸고 형성된 섬유성 종괴다.
의료진이 여성의 병력을 추적한 결과, 원인은 무려 46년 전 시행된 제왕절개 수술이었다. 당시 체내에 남겨진 수술용 거즈를 인체가 이물질로 인식해 오랜 세월에 걸쳐 섬유화와 석회화로 둘러싸며 돌덩어리처럼 굳어버린 것이다.
이는 의학계에서도 극히 이례적인 사례다. 일반적으로 고시피보마의 78%는 수술 후 1년 이내에 발견되며, 제왕절개와 관련된 최장 발견 기록은 종전 29년이었다. 46년 만의 발견은 학계에 보고된 최장기간 사례일 가능성이 크다.
해당 증례를 보고한 일본 적십자 고치병원 연구진은 "오랜 세월이 지나면 전형적인 기포나 그물 모양의 CT 소견이 나타나지 않아 오진하기 쉽다"며 "수십 년 전 수술 이력이라도 원인 미상의 복부 종괴가 발견될 경우 반드시 감별 진단에 포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는 지난 22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서지컬 케이스 리포츠(Journal of Surgical Case Reports)'에 게재됐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