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한파 뚫고 투자… 이재용, 취임 4년 만에 100조 신화
삼성전자 회장 경영 성과
영업익 6조→올해 3분기 107조
불황속에도 시설투자 53조 베팅
R&D 72조 투입 첨단제품 양산
글로벌 행보로 대형 고객사 수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반도체 불황과 인공지능(AI) 시장의 팽창이란 급변하는 경영환경을 헤쳐온 가운데 27일 취임 4주년을 맞는다.
불황에도 유지해온 투자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확대가 업황 회복과 맞물리면서, 이 회장 취임 이듬해 연간 6조원대로 위축됐던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올해 분기 기준 100조원을 넘어서는 성과를 거뒀다.
이 회장으로선 이번 호황으로 확보한 성과를 효과적으로 재투자해 이익의 지속성을 높이는 것이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불황에도 지속한 투자 결실
2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잠정 매출은 195조원, 영업이익은 107조400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6.59%, 782.50% 증가한 규모다.
이 회장의 지난 4년은 불안정한 업황을 견디며 투자 여력을 유지한 과정으로 요약된다.
이 회장 취임 이후 2023년 삼성전자 매출은 258조9400억원, 영업이익은 6조5700억원에 그쳤다. 그러나 그해에도 이 회장은 시설투자에 53조1000억원을 집행했고,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 48조4000억원을 투입했다. 평택 공장을 비롯해 HBM·DDR5 등 첨단 제품 대응을 위한 투자를 이어간 것이다.
연구개발도 확대했다. 2024년 35조원이던 연구개발비는 지난해 37조7000억원으로 늘었다. 두 해 동안에만 72조700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당장의 이익 회복과 별개로 차세대 공정과 제품 개발에 자금을 배분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경영 행보로 평가된다.
개발한 제품의 안정적인 공급에도 집중한 삼성전자는 지난 2월 HBM4 양산 출하를 발표했다. 메모리와 파운드리 기술을 함께 보유한 사업구조를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력으로 연결할 기회를 확보하면서 실적에서도 변화가 일어났다. 이후 올해 2·4분기 DS 부문은 매출 127조5000억원, 영업이익 89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서버용 제품 수요에 대응하고 HBM4 공급을 확대한 데 이어 HBM4E 샘플도 출하했다.
■글로벌 광폭 행보도 한몫
이같은 성과의 바탕에는 글로벌 대형 고객사 수주를 위한 이 회장의 광폭 행보도 한 몫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테슬라와 파운드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약 22조8000억원이며, 계약기간은 2033년 말까지다. 이러한 장기 물량 확보는 생산시설 가동률과 후속 수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회장은 지난 23일에도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에서 현장경영에 나선 뒤 귀국길에 올라,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의 6주기를 앞두고 선영을 찾기도 했다.
향후 경영의 관건은 증설 속도와 기술 전환의 균형으로 꼽힌다. AI 투자가 이어지면 첨단 메모리 수요 확대를 기대할 수 있지만, 고객의 투자 일정 변화에 따른 공급량 변동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의 다음 성적표는 차세대 HBM의 반복 수주, 파운드리 양산 경쟁력, 완제품 수익성 개선에서 갈릴 것으로 본다"면서 "취임 4년간 지켜온 투자 기반을 호황 이후에도 수익을 내는 구조로 완성하는 것이 과제"라고 진단했다.
[email protected] 김학재 박소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