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홍라희 명예관장 '동백장'
이건희 선대회장 소장 미술품 기증
소아암 등 의료분야 1조원 환원
1980년부터 다양한 분야서 나눔
"기부문화 패러다임 한 단계 높여"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이 40년 넘게 문화·의료·복지 분야에서 나눔을 실천한 공로로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한센인 마을 후원과 소아암·희귀질환 환아 치료 지원부터 문화유산의 국가 기증, 감염병 대응을 위한 의료인프라 확충까지 폭넓게 이어온 사회공헌 활동을 인정받은 것이다. 이를 통해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한편 국민의 문화향유 기회를 넓히고 국가 의료 기반을 강화하는 데 힘써온 공로가 재조명되고 있다.
홍 명예관장은 26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대한적십자사 창립 121주년 기념식에서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훈했다. 2024년 적십자 인도장 금장에 이은 수훈으로, 국민훈장은 국민복지 향상과 국가 발전에 뚜렷한 공적을 세운 인사에게 정부가 수여하는 훈장이다.
홍 명예관장의 사회공헌은 나눔의 지속성과 공공성으로 요약된다. 오랜 기간 소외된 이웃을 직접 살피는 동시에 문화·의료 분야에서는 사회 전체가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넓히는 데 힘을 보탰다는 평가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1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유족과 함께 진행한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소장 미술품 기증이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비롯한 2만3000여점이 가족 공동명의로 국가에 기증됐다. 개인 소장품이던 문화유산을 국민 누구나 감상하고 연구할 수 있는 공공의 자산으로 전환했다는 의미가 크다.
홍 명예관장은 해외 전시 기획 단계부터 미술계 인사들과 의견을 나누고, 리움·호암미술관 주요 작품의 출품을 지원했다. 미국과 영국에서 열린 갈라 리셉션에도 가족들과 참석해 한국 미술을 소개하며 기증 이후의 문화교류까지 뒷받침했다.
의료 분야에선 유족들과 함께 이 선대회장 유산 가운데 1조원을 사회에 환원했다.
이 같은 나눔의 바탕에는 40년 넘게 이어온 현장 봉사가 있다. 홍 명예관장은 1980년 한센병 환자들의 사정을 접한 뒤 이듬해부터 경기 의왕시 성라자로마을을 찾아 설탕과 생활용품 등을 전달했다.
1990년부터는 대한적십자사 여성봉사특별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기부와 봉사를 이어왔다.
지난해까지 10년 넘게 적십자 바자회 일일 점원으로 참여했으며, 재난 현장의 이재민과 구호인력을 위한 이동샤워차량 제작에도 5억원을 기부했다. 2016년 레드크로스 아너스클럽 3호 창립회원으로 가입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아너스 10억 클럽에 헌액됐다.
홍 명예관장의 이러한 사회공헌 활동은 사회 안전망의 고도화와 국내 기부문화의 패러다임을 한 단계 높여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email protected] 김학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