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2.5배 늘어도… 정부 지원 축소에 역풍 맞는 '韓 수소차' [안방 파고드는 중국車, 내우외환 겪는 한국車 (중)]
韓, 보조금·세제·인프라 지원 줄여
中·日 전방위 지원 확대와 대조적
전문가 "정부, 있는 예산도 안 써"
韓 수소산업 주도권 확보 '경고등'
중국 전기차가 국내 승용차 시장을 빠르게 파고드는 가운데 한국 자동차 산업이 차별화를 무기로 키워온 수소차는 정작 정부 지원 축소라는 역풍을 맞고 있다. 수소차 판매는 가파르게 늘고 있지만 구매 보조금과 세제 혜택, 충전 인프라 지원은 일제히 줄어든다.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지만, 중국과 일본이 전방위 지원 확대를 추진하면서 한국의 수소 산업 주도권 확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예산·세제 '이중 축소'
26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소전기차 신규등록은 317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288대)보다 146.5% 늘었다. 현대차의 2세대 넥쏘 판매 증가에 힘입은 결과로, 지난해 연간 신규등록도 6902대로 전년(3787대)보다 82% 증가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글로벌 수소전기차 판매량의 약 70%를 차지했다.
국내 부품 생태계도 탄탄하다. 넥쏘는 핵심 부품 국산화율이 90%를 넘고, 60여개 협력사가 공급망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수소연합에 따르면 국내 수소 관련 기업은 2024년 기준 약 3000곳, 종사자는 3만7000명에 이른다. 중국산 비중이 빠르게 커지는 전기차와 달리 국내 공급망이 버티고 있는 분야다.
문제는 정부 지원이 반대로 줄어든다는 점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수소차 구매지원 예산은 4457억원으로 2년 전(7218억원)보다 38% 적다. 수소충전소 지원 예산도 같은 기간 1963억원에서 1197억원으로 39% 줄어든다. 승용 수소차 한 대당 국비 보조금은 225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2018년 이후 9년 만에 깎이고, 수소버스 지원 물량도 1800대에서 1400대로 줄어든다. 내년 전기차 구매보조금 예산이 올해보다 32.8% 늘어난 2조1403억원으로 편성된 것과 대조적이다.
세제 혜택도 줄어든다.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수소차 개별소비세 감면 한도는 올해 최대 400만원에서 내년 300만원, 2028년 150만원으로 줄어든 뒤 2028년 말 종료된다. 전기·수소버스 부가가치세 면제는 당초 2028년 말에서 올해 말로 2년 앞당겨 끝난다. 구매 보조금과 세금 감면이 동시에 줄어드는 셈이다.
■집행 부진이 삭감으로
삭감의 배경에는 집행 부진이 있다. 수소차 보조금은 국비와 지방비를 함께 지급하는 구조여서, 지방자치단체가 지방비를 확보하지 못하면 국비도 쓸 수 없다.
올해 승용 수소차는 국비 지원 물량 6000대 가운데 9월 말까지 지방비가 확보된 물량이 5093대(84.9%), 수소버스 등 상용차는 1800대 가운데 약 1270대(70.6%)에 그쳤다. 지난해 수소차 보급사업 예산 집행률은 67%에 그쳤고, 올해도 7월 말 기준 47%에 머물렀다. 정부는 이를 내년 예산 축소에 반영했다.
충전 인프라의 자생력도 약하다. 지난 8월 기준 전국 수소충전소는 309곳이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김위상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상업운영 실적이 있는 수소충전소 258곳 가운데 208곳(80.6%)이 연료구입비 보조금을 받았다. 충전소 10곳 중 8곳이 보조금에 기대 버티는 상황에서 충전소 지원 예산마저 줄어드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현대차가 수소에 공을 들이는 건 넥쏘를 많이 팔기 위해서가 아니라 수소 밸류체인을 위한 것으로, 20년 후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수소를 보는 시각이 굉장히 문제가 있다"며 "예산을 제대로 써서 활성화해야 하는데, 이미 확보된 예산도 안 쓰고 있다"고 꼬집었다.
해외는 반대로 가고 있다. 중국은 올해 최대 5개 도시클러스터를 골라 4년간 곳당 최대 16억위안을 지원하기로 했다. 2030년까지 수소차 보유 대수를 10만대로 두 배 늘린다는 목표도 세웠다. 전기차에 이어 수소 산업에서도 정부 지원을 앞세워 시장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일본은 3조엔을 들여 저탄소 수소와 기존 화석연료의 가격 차이를 최장 15년간 보전한다. 수소를 만드는 단계부터 정부가 가격 차이를 메워 공급망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email protected] 김동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