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마다 '도장' 찍던 재개발·재건축 확 뚫린다 [정부 '닥공' 속도전]
정부, 정비사업 절차 간소화
선도지구 지정 서명 하나로
주민대표단 구성 동의 간주
정부가 규제 완화에 이어 정비사업 동의서 절차 간소화에 나섰다.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에서 단계마다 동의서를 받아야 해 사업 추진이 늦어진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정부가 규제 완화와 함께 동의 절차를 줄여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정부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23일부터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지난 8월 시행된 특별법에 따른 후속 조치다. 특별법에는 동의 의제 특례가 담겼다. 동의서 하나를 내면 관련된 다른 사항에도 동의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이번 개정안은 이를 적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서식을 담았다.
대표적인 내용은 선도지구 지정 동의와 주민대표단 구성 동의를 하나로 인정하는 것이다. 선도지구 지정 동의서에 서명하면 주민대표단 구성에도 동의한 것으로 간주된다. 주민대표단 구성 동의서를 제출한 경우에도 선도지구 지정에 동의한 것으로 본다. 선도지구 지정 동의는 주민공람 기간 만료 전까지, 주민대표단 구성 동의는 주민대표단 구성 승인 신청 전까지 철회할 수 있다.
사업시행자 관련 동의서도 바뀐다. 예비사업시행자 지정에 동의한 경우 민간과 공공 사업에 따라 효력이 다르게 적용된다. 민간 주도 정비사업은 예비사업시행자와 실제 지정될 사업시행자가 같으면 예비사업시행자 지정 동의서만으로도 신청할 수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각 공공기관 등 공공 주도 정비사업은 예비사업시행자 지정에 동의하면 주민대표회의 구성에도 동의한 것으로 본다.
동의서 양식에는 다른 절차에 대한 동의 인정 사항과 철회 방법을 의무적으로 기재하도록 했다. 주민 입장에서는 동의서 한 장으로 여러 절차에 동의하는 효력이 생길 수 있는 만큼 관련 내용을 미리 알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철회할 경우 동의 상대방에게 도달한 때와 시장 등에게 접수한 사실을 통지한 때 중 빠른 것으로 판단한다.
동의서 제출 부담이 줄면서 정비사업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는 선도지구 지정부터 주민대표단 구성, 사업시행자 지정까지 단계마다 동의서를 별도로 받아야 했다. 주민 개개인의 동의를 얻는 과정에서 전출입 등 여러 사정으로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업계는 이 같은 절차를 재개발·재건축 사업 장기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서명이 가능하더라도, 실제로 동의를 받는 과정이 굉장히 오래 걸렸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절차 간소화에 나선 만큼 실제 사업기간이 단축될지가 관건이다.
[email protected] 정경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