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연, 속 비운 PC 기둥으로 반도체 공장 공기 단축
내진성능은 기존 기둥과 같거나 그 이상
[파이낸셜뉴스] 콘크리트 기둥 속을 약 60% 비워 무게를 덜어낸 조립식 기둥 공법이 개발됐다.
27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설연)에 따르면 이상섭 건축도시연구본부장이 이끄는 연구팀이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 같은 대형 산업시설용 '중공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 기둥 공법'을 개발했다. 중공 PC 기둥은 가운데를 비운 채 철근을 배근해 공장에서 만든 부재다. 현장으로 옮겨 조립한 뒤 콘크리트를 부어 한 몸으로 굳힌다.
연구팀은 기둥 외피를 공장에서 미리 만들어 오는 방식을 택했다. 'ㅡ'자형 커버와 'ㄷ'자형 재킷을 조립해 가로·세로 1m 단면의 기둥을 만든다. 단면의 약 60%를 비웠지만, 콘크리트 기둥 구조설계기준이 정한 배근 규정은 100% 지키도록 철근을 배치했다. 이 덕분에 현장으로 실어 나르는 무게는 크게 줄이면서도 지진에 견디는 힘은 그대로 유지했다. 속이 빈 구조인데도 내진성능은 꽉 찬 기존 기둥과 같거나 오히려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조립 방식에 대한 원천기술로 특허 2건도 등록했다.
이런 공법이 필요한 것은 기존 방식마다 한계가 뚜렷해서다. 반도체 공장처럼 거대한 장비가 들어가는 시설은 기둥 간격이 넓고 층고가 높아 굵은 기둥이 필수다. 하지만 지금 주로 쓰는 현장 타설 철근콘크리트 공법은 거푸집을 짜고 철근을 엮은 뒤 콘크리트가 굳기를 기다리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기둥을 통째로 공장에서 만들면 부재 하나가 수십 t(톤)에 달해 특수 장비 없이는 옮기거나 세우기 어렵다. 철골 기둥은 가볍지만 재료비 부담이 크다. 연구팀은 대규모 시설에 널리 쓰이는 강재 기반 합성기둥과 비교해도 재료비와 시공비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실물 크기 시작품을 만들어 공장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도 확인했다. 반도체 공장 외에 물류센터, 대형 창고, 플랜트, 주차타워, 대형 복합상업시설 등 굵은 기둥이 필요한 대규모 시설로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이번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받는 건설연 중소·중견기업 지원사업 과제(2025∼2026년)로 개발됐으며, 기술은 ㈜까뮤이앤씨에 이전될 예정이다.
박선규 건설연 원장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대형 기둥의 안전성을 확보하면서도 무게와 공사 기간을 함께 줄일 수 있어, 반도체 공장과 같은 대형 산업시설을 보다 빠르게 건설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앞으로도 국가 핵심 산업의 기반 시설을 안전하고 신속하게 구축할 수 있도록 건설기술 고도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경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