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지역화폐 사용액 14.7% 늘었지만… 제주 카드매출 3.7% 감소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3분기 탐나는전 사용액 14.7% 증가
내국인 관광객 카드지출 4.8% 감소
보증 이용 소상공인 45.4% 위험군
위성곤 지사, 관광 비수기·민생대책 점검

제주국제공항에서 여행객들이 여행가방을 끌고 이동하고 있다. 올해 10월 1~25일 제주 방문 내국인 관광객이 전년 동기보다 12.7% 감소한 가운데, 3분기 제주지역 카드매출은 3.7% 줄었지만 지역화폐 탐나는전 일반사용액은 14.7% 증가해 소비지표가 엇갈렸다. 사진=연합뉴스
제주국제공항에서 여행객들이 여행가방을 끌고 이동하고 있다. 올해 10월 1~25일 제주 방문 내국인 관광객이 전년 동기보다 12.7% 감소한 가운데, 3분기 제주지역 카드매출은 3.7% 줄었지만 지역화폐 탐나는전 일반사용액은 14.7% 증가해 소비지표가 엇갈렸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지역 3분기 카드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7% 줄어 2년 연속 감소했다. 지역화폐 탐나는전 사용액은 14.7% 늘었지만 10월 내국인 관광객이 12.7% 감소하는 등 관광과 지역소비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27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주연구원은 전날 위성곤 제주도지사 주재로 도청 탐라홀에서 열린 '민생경제상황실 10월 종합회의'에서 지역소비 동향과 탐나는전 사용 추이를 분석해 보고했다.

분석 결과 제주지역 3분기 카드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4.6% 줄어 2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감소 폭은 축소됐지만 지역소비가 회복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올해 3분기 탐나는전 일반사용액은 전년 동기보다 14.7% 증가했다. 제주도는 올해 탐나는전 운영 예산을 736억원으로 확대하고 적립한도를 7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한시 상향하는 등 지역화폐 이용을 지원하고 있다.

지역경제의 주요 축인 관광에서도 내국인 수요 감소가 뚜렷하다. 제주도와 제주도관광협회 집계에 따르면 이달 1~25일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79만694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관광객은 19만2790명으로 10.6% 증가했다.

올해 1월부터 10월 25일까지 누적 내국인 관광객도 929만578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0.5% 줄었다. 외국인 관광객은 218만8488명으로 14.4% 늘었다. 내국인 관광객은 5월까지 증가 흐름을 보였지만 이후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누적 기준으로도 전년 수준을 밑돌게 됐다.

관광객 수뿐 아니라 지출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제주관광 빅데이터 플랫폼에 따르면 올해 1~9월 내국인 관광객의 제주지역 카드지출액은 1조531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8% 감소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카드지출액은 5201억원으로 38.7% 증가했다.

지난 24일 제주시 조천읍 제주돌문화공원에서 관광객들이 우산을 쓰고 돌하르방을 둘러보고 있다. 올해 10월 1~25일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보다 12.7% 감소했다. 3분기 지역화폐 탐나는전 일반사용액은 14.7% 늘었지만 제주지역 카드매출은 3.7% 줄어 소비지표가 엇갈렸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4일 제주시 조천읍 제주돌문화공원에서 관광객들이 우산을 쓰고 돌하르방을 둘러보고 있다. 올해 10월 1~25일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보다 12.7% 감소했다. 3분기 지역화폐 탐나는전 일반사용액은 14.7% 늘었지만 제주지역 카드매출은 3.7% 줄어 소비지표가 엇갈렸다. 사진=연합뉴스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가 늘고 있지만 규모가 더 큰 내국인 관광객의 지출 감소는 지역 상권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관광객 유치 실적과 별도로 음식점과 숙박업소, 전통시장 등 지역 사업체의 실제 매출을 살펴야 하는 배경이다.

소상공인의 금융 여건도 녹록지 않다. 제주신용보증재단이 보증을 이용하는 소상공인 1만3039개 업체를 분석한 결과 5238개 업체(40.2%)가 경영위험군, 683개 업체(5.2%)가 부실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전체 분석 대상의 45.4%인 5921개 업체에서 경영 악화 또는 부실 위험 징후가 확인된 셈이다.

제주도는 분석 결과를 토대로 위험 업체를 조기에 발굴하고 경영 상담과 금융지원, 재기 지원을 연계할 계획이다.

금융기관 연체율도 전국보다 높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제주지역 예금은행 대출 연체율은 1.13%로 전국 평균 0.63%보다 0.5%포인트 높았다. 지역 사업체와 가계의 채무상환 부담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건설업도 일부 지표의 개선과 달리 현장 경기는 부진한 상황이다. 올해 8월까지 제주지역 건설수주액은 1조26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38% 증가했다. 그러나 5499억원 규모의 동제주 복합발전소 공사가 증가세를 이끌었다. 같은 기간 건축 착공면적은 2.7% 줄었고, 8월 말 미분양 주택은 3268호에 달했다. 이 가운데 공사가 끝난 뒤에도 팔리지 않은 준공 후 미분양이 2336호를 차지했다.

지난 26일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위성곤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민생경제상황실 10월 종합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위 지사는 소비 부진과 관광 비수기, 소상공인 경영 부담에 대응해 내년도 민생경제 대책의 우선순위를 구체화하도록 주문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지난 26일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위성곤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민생경제상황실 10월 종합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위 지사는 소비 부진과 관광 비수기, 소상공인 경영 부담에 대응해 내년도 민생경제 대책의 우선순위를 구체화하도록 주문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농축수산업에서는 출하가격과 생산비 부담이 주요 현안으로 제시됐다. 10월 셋째 주 노지감귤 거래가격은 3㎏당 9775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5% 낮았다. 갈치도 9월 말까지 누적 위판량이 1만4311t으로 전년보다 16% 감소했다. 제주도는 감귤 유통질서 관리와 월동채소 수급조절, 어업용 면세유 지원 등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는 관광 비수기에 대응해 관광·문화·체육행사와 지역축제를 '더 제주 포시즌'이라는 공동 캠페인으로 묶어 올해 연말부터 내년 3월까지 홍보할 계획이다.

10월 말 '제주야 페스타'와 11월 '로맨틱 제주 안트레 페스티벌', 12월 함덕·표선 해변의 '비치 크리스마스' 등을 연계해 관광객의 방문과 체류를 유도한다. 국내 회의·전시행사 참가자에게 지급하는 지원금을 1인당 1만원에서 2만원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원도심과 골목상권에서 문화행사, 야간관광, 지역상품 판매 프로그램을 운영해 방문객의 소비를 지역 상권으로 연결할 방침이다.

건설업 분야에서는 공공공사 조기 발주와 지역업체 수주 확대를 추진한다. 제주도는 9월 말까지 소규모 공공공사 452억원 가운데 259억원(57.2%)을 발주했다. 남은 공사도 앞당겨 발주하고 대형공사 분할 발주를 확대해 지역 건설업체의 참여 기회를 늘릴 계획이다.

지난 26일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열린 민생경제상황실 10월 종합회의에 제주도와 경제 관련 기관·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해 지역경제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제주연구원은 이날 3분기 카드매출 감소와 탐나는전 사용액 증가 등 지역소비 분석 결과를 보고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지난 26일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열린 민생경제상황실 10월 종합회의에 제주도와 경제 관련 기관·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해 지역경제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제주연구원은 이날 3분기 카드매출 감소와 탐나는전 사용액 증가 등 지역소비 분석 결과를 보고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내년도 민생경제 활성화 전략도 논의됐다. 제주도는 '민생부담 완화'와 '소상공인·기업 활력 높이기'를 2대 전략으로 설정하고 생활물가와 가계부담 완화, 지역소비 확대, 일자리 개선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위성곤 지사는 "최근 일부 경제지표가 나아지고 있지만 도민과 소상공인이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은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대책이 실제 생활과 지역상권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점검하고, 내년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해 실행 가능한 대책으로 구체화하도록 주문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창흠 제주도 기후경제부지사를 비롯해 한국은행 제주본부, 제주상공회의소, 제주연구원, 제주관광공사, 제주관광협회, 제주신용보증재단 등 관계기관과 경제단체가 참석했다.

제주도는 관광 비수기 대책과 2027년 민생경제 활성화 전략을 부서별 추진과제에 반영할 계획이다. 내년도 세부사업과 예산은 제주도의회 예산안 심의 등을 거쳐 확정된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