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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감귤원 양분 엇갈려… 화산회토 3종 부족·비화산회토 2종 과다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농업기술원, 감귤원 88곳 토양 조사
화산회토 칼륨·칼슘·마그네슘 부족
비화산회토 인산·칼륨 적정치 초과
산도 개선에도 필지별 비료 관리 필요

제주지역 감귤원 전경. 제주도 농업기술원이 올해 감귤원 88곳의 토양을 분석한 결과 화산회토에서는 칼륨·칼슘·마그네슘이 부족하고 비화산회토에서는 인산·칼륨이 적정 수준을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주지역 감귤원 전경. 제주도 농업기술원이 올해 감귤원 88곳의 토양을 분석한 결과 화산회토에서는 칼륨·칼슘·마그네슘이 부족하고 비화산회토에서는 인산·칼륨이 적정 수준을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감귤원 88곳을 조사한 결과 화산회토는 칼륨·칼슘·마그네슘이 부족했고, 비화산회토는 인산·칼륨이 적정치를 웃돌았다. 토양 산도는 개선됐지만 양분 상태가 서로 달라 감귤원별 비료 사용량을 조절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올해 도내 감귤원 88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토양화학성 조사에서 화산회토와 비화산회토의 양분 함량이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이번 조사는 농촌진흥청의 농업환경 변동조사 사업의 하나로 진행됐다. 감귤원 토양화학성 조사는 4년마다 실시하며 토양산도(pH)와 유기물, 유효인산, 칼륨·칼슘·마그네슘 등 7개 항목을 분석해 토양 상태의 장기 변화를 파악한다.

가장 뚜렷한 차이는 감귤나무 생육에 필요한 주요 양분의 과잉과 부족에서 나타났다. 화산회토에서는 칼륨 함량이 0.48cmolc/㎏으로 적정범위인 0.5~0.7cmolc/㎏보다 낮았다. 칼슘과 마그네슘도 각각 4.43cmolc/㎏, 1.32cmolc/㎏으로 적정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반면 비화산회토에서는 칼륨 함량이 0.88cmolc/㎏으로 적정 상한을 웃돌았다. 칼슘은 5.77cmolc/㎏, 마그네슘은 1.65cmolc/㎏으로 적정 수준을 유지했다.

칼륨과 칼슘, 마그네슘은 나무의 생장과 과실 발달에 필요한 양분이다. 토양에서 뿌리가 흡수할 수 있는 상태의 함량을 측정하며, 특정 양분이 지나치게 많으면 다른 양분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다.

인산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식물이 이용할 수 있는 인산을 뜻하는 유효인산은 화산회토에서 2022년 382㎎/㎏에서 올해 291㎎/㎏으로 감소했다. 적정범위인 200~300㎎/㎏에 들어선 수치다.

비화산회토의 유효인산은 같은 기간 736㎎/㎏에서 469㎎/㎏으로 줄었다. 4년 사이 상당량 감소했지만 여전히 적정 상한인 300㎎/㎏을 웃돌았다.

두 토양의 산성도는 장기적으로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화산회토의 평균 토양산도는 2002년 pH 4.9에서 2022년 5.0, 올해 5.2로 높아졌다. 비화산회토도 같은 기간 4.8에서 5.0, 5.6으로 상승했다.

토양산도는 수치가 낮을수록 산성이 강하다는 뜻이다. 감귤원에 권장되는 범위는 pH 5.5~6.5다. 비화산회토는 적정범위에 들어섰지만 화산회토는 개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준보다 산성이 강했다.

유기물 함량은 화산회토가 토양 1㎏당 105g, 비화산회토가 40g으로 조사됐다. 두 유형 모두 각각의 적정범위를 유지했다.

제주 감귤원의 토양 차이는 화산섬이라는 지질적 특성과 관련된다. 화산회토는 화산재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 토양으로 유기물 함량이 높은 특징을 보인다. 비화산회토는 화산재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토양이다. 토양의 성질에 따라 양분을 붙잡아 두거나 식물이 이용할 수 있는 상태로 유지하는 능력이 달라진다.

제주도 농업기술원의 기존 감귤 재배기술 자료에서도 제주지역은 강수량이 많아 칼륨·칼슘·마그네슘 등의 양분이 씻겨 내려갈 수 있으며, 토양 산성화가 심해지면 인산의 흡수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문제는 같은 감귤원이라도 토양 유형과 그동안 사용한 비료·퇴비의 종류, 투입량에 따라 실제 양분 상태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화산회토라는 이유만으로 칼륨이나 칼슘을 일률적으로 더 주거나, 비화산회토라는 이유만으로 인산비료를 모두 줄이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이번 수치가 조사 대상 토양의 유형별 평균값인 만큼 개별 농가는 해당 필지의 검사 결과를 기준으로 비료를 사용해야 한다.

특히 인산과 칼륨이 이미 충분한 감귤원에서는 화학비료뿐 아니라 퇴비에 포함된 양분까지 계산할 필요가 있다. 산도가 낮은 감귤원도 토양검정 없이 석회질 개량제를 사용하기보다 칼슘과 마그네슘 함량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비료 사용량을 조절하는 작업은 농가의 생산비와도 관련된다. 이미 충분한 양분을 반복해서 공급하면 불필요한 비료 비용이 발생하고 양분 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다.

김태균 제주도 농업기술원장은 "토양 종류뿐 아니라 비료 사용 이력에 따라 양분 상태가 달라지므로 필지별 토양검정에 따른 적정 시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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