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떠난 빈자리, 국가가 채웠다... 원주서 울려 퍼진 '영웅들을 위한 추모곡
보훈부, 무연고 유공자 76위 장례 서비스 지원 전국 합동 추모
가족 없는 유공자 장례지원 제도화, 원주서 합동 추모식 거행
'마지막 한 명까지 책임진다'는 선진 보훈 패러다임 안착 평가
[파이낸셜뉴스] 조국을 위해 청춘을 바쳐 헌신했으나, 생의 마지막 순간을 돌볼 혈육도 연고도 없이 쓸쓸히 떠나간 '무연고 국가유공자'들을 위해 정부가 나섰다. 국가가 제도적으로 이들의 마지막 길을 예우하고 책임을 다하는 '선진국형 보훈 정책 기조'가 본격적인 결실을 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가보훈부는 27일 오후 2시, 강원도 원주 효담삼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올해 정부의 장례서비스 지원을 받은 전국 무연고 국가유공자 76위의 넋을 위로하는 '합동 추모식'을 엄숙히 거행한다.
이날 추모식은 나치만 국가보훈부 보훈문화정책실장, 정백규 강원서부보훈지청장, 최한선 에이플러스라이프 대표이사, 김근수 대한민국 무공수훈자회 강원도지부 사무처장 등 보훈 당국과 유관 단체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다. 행사는 묵념을 시작으로 추모영상 상영, 권오을 장관의 추모사 대독 및 헌시 낭독, 헌화 및 분향 순으로 약 30분간 이어지며 외롭게 영면한 영웅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다.
이번 합동 추모식은 최근 급증하는 사회적 고독사 문제와 맞물려,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한 이들이 보훈의 사각지대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정책적 결과물이다. 과거에는 연고가 없는 유공자가 사망할 경우 시·군·구 등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공영장례로 처리되거나 예산 및 인력 한계로 합당한 예우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보훈부는 유공자의 품격에 맞는 장례서비스를 전국적으로 체계화하여 정착시켜 왔다.
이러한 정책적 변화는 "국가를 위해 희생한 이들은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미국 등 군사·안보 선진국들의 보훈 기조와 궤를 같이한다. 미국의 경우 '미국 내 행방불명자 프로젝트(MIAP, Missing In America Project)' 등을 통해 연고 없이 사망한 참전용사들의 유해를 추적하고, 국립묘지에 안장하는 일을 국가적 책무로 삼고 있다. 군사 안보 전문가들 역시 "진정한 국가 안보의 완성은 강한 무기체계뿐만 아니라, 군과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을 대하는 사후 예우의 수준에서 결정된다"며 무연고 유공자에 대한 제도적 지원 확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은 나치만 실장이 대독한 추모사를 통해 "이번 합동 추모식은 비록 영웅들의 마지막 길에 가족의 손길은 닿지 못했지만, 무연고 국가유공자분들을 외롭지 않게 추모하고 기리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단 한 분의 영웅도 잊히거나 소외되지 않도록 끝까지 책임지는 일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보훈부는 이번 합동 추모식을 계기로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고령화와 핵가족화 추세 속에서 무연고 및 소외계층 국가유공자들을 위한 상시적 예우 제도를 더욱 촘촘히 보완하고 지속적인 정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email protected] 이종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