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계엄 선포문' 강의구 前 부속실장, 징역 1년6개월 확정
대법 "尹·韓·金 공모해 허위 표지 작성"... 특검 상고도 기각
특검법 감면 주장 배척... "한덕수 진술로 수사 시작돼"
[파이낸셜뉴스] 12·3 비상계엄 선포 사흘 뒤에 선포문 표지를 만들어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서명을 받은 강의구 전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이 징역 1년6개월을 확정받았다. 대법원은 문서에 '12월 3일'을 적어 계엄 선포 전에 부서가 이뤄진 것처럼 보이게 한 이상 허위공문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27일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로 기소된 강 전 실장과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강 전 실장은 2024년 12월 4일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에게서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문서로 해야 하는데 문서가 없다"는 말을 듣고 움직였다. 이틀 뒤 한 전 총리에게 전화해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 때 받아 보관하던 '비상계엄 선포문' 문건을 건네받은 뒤, 컴퓨터로 '2024. 12. 3. 22:00부로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는 내용과 대통령·국무총리·국방부장관 서명란을 담은 표지를 만들어 그 문건에 붙였다. 총리 공관과 국방부 장관 공관을 돌며 한 전 총리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서명을 받았고, 이튿날 윤 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서명했다.
문서는 이틀 만에 파기됐다. 한 전 총리가 12월 8일 오전 전화로 "사후에 문서를 만들었다는 것이 알려지면 또 다른 논쟁을 낳을 수 있으니 내가 서명한 것을 없었던 것으로 하자"며 폐기를 요청했고, 강 전 실장은 사흘 뒤 관저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이를 보고해 "총리의 뜻이 그렇다면 그렇게 하라"는 승인을 받은 뒤 세단기에 넣어 파쇄했다.
쟁점은 이 표지를 어디까지 허위로 볼 것인지였다. 헌법 제82조는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를 문서로 하되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부서하도록 정하고 있다. 1·2심은 문서 하단에 '2024. 12. 3.'을 적어 계엄 선포 전에 부서가 이뤄진 것처럼 꾸민 부분을 허위로 인정해 유죄로 판단했다.
반면 국방부 장관의 계엄 선포 건의와 국무회의 심의가 있었던 것처럼 꾸몄다는 부분은 이유무죄가 됐다. 문서의 문면에 나타나지 않는 내용이라는 이유다. 이유무죄는 주문이 아니라 판결 이유에서만 무죄로 밝히는 것으로, 일죄 관계에 있는 다른 부분이 유죄일 때 쓰인다. 특검팀은 이 부분이 무죄 판단 대상이 아니라 범행 경위를 설명하는 사실이라고 주장하며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강 전 실장은 내란 특검법의 필요적 감면 규정도 주장했다. 다른 사람의 범죄를 규명하는 진술을 한 경우 형을 반드시 줄이거나 면제하도록 한 조항이다. 2심은 이 문서에 관한 수사가 한 전 총리의 검찰 진술로 시작된 점 등을 들어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봤고, 대법원도 같은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생산현황 통보나 이관 절차를 거치지 않은 표지도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표지를 부속실에 보관한 것은 허위작성공문서행사로 볼 수 없다며 무죄가 확정됐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거나 허위공문서작성죄,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죄, 공용서류손상죄의 성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email protected] 김동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