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1~10주로 쪼개 5142번 주문... 대법 "소량 반복매수도 시세조종"

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코스닥 상장사 경영권 인수 과정서 주가 띄워... 징역 2년6개월 확정
직접 매매 안 한 투자자 모집책도 공모공동정범... 리딩방 운영자는 무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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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한번에 1~10주씩 사들이는 방식으로 5142차례 주문을 낸 행위가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인정됐다. 직접 매매에 관여하지 않고 투자자를 모아 연결해준 사람에게도 공모공동정범 책임이 인정됐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이달 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와 B씨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이로써 A씨는 징역 1년6개월에 벌금 3억원, B씨는 징역 2년6개월에 벌금 5억원이 확정됐다.

두 사람은 2020년 코스닥 상장사의 경영권 인수가 추진되는 과정에서 주가를 끌어올린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인수에 필요한 투자자를 모으면서 B씨와 주식 리딩방 운영자를 연결하는 역할을 했고, B씨는 주가를 올리고 하락을 막는 주문을 직접 냈다. 두사람은 '세력을 동원해 주가를 올리겠다'고 수시로 말하고 리딩방을 통해 이 종목을 추천한 혐의도 받았다.

B씨가 2020년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낸 주문은 모두 5142회다. 직전 체결가나 최우선 매도호가보다 높은 값에 사겠다고 내는 고가매수 주문이 1754회, 주가를 일정 수준에 묶어두는 시세고정 주문이 3373회, 매도 대기 물량을 걷어내는 물량소진 주문이 15회였다. 대부분 1~10주짜리 소량 주문이었다.

쟁점은 세갈래였다. 첫째는 소량 주문을 반복한 것이 자본시장법 제176조 제2항 제1호 위반이 되는지다. 이 조항은 매매를 유인할 목적으로 '매매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듯이 잘못 알게 하거나 시세를 변동시키는 매매'를 하는 것을 금지한다. 둘째는 시세고정 주문이 같은조 제3항이 금지한 '시세를 고정시키거나 안정시킬 목적의 일련의 매매'에 해당하는지, 셋째는 직접 주문을 내지 않은 A씨를 공모공동정범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였다. 공모공동정범은 둘 이상이 범죄를 공모하면 실행을 맡지 않은 사람도 정범으로 처벌하는 법리다. '세력을 동원하겠다'는 말을 퍼뜨린 부분에는 시장 조작으로 시세가 변동한다는 말을 유포하는 행위를 금지한 제2항 제2호가 적용됐다.

1심은 공소사실을 대부분 유죄로 인정했다. 주문 한건의 수량이 적더라도 반복되면 다른 투자자들에게 거래가 활발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봤다. A씨에 대해서도 직접 주문을 내지 않았지만 사건에서 차지한 지위와 역할을 고려하면 공동정범이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2심인 서울고법도 올해 1월 같은 결론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하급심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에 공모공동정범의 성립, 자본시장법 제176조 제2항 제1호, 제3항 본문, 제2항 제2호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함께 기소된 주식 리딩방 운영자는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그대로 확정됐다. 두 사람의 공소사실 가운데 일부도 이유무죄로 판단됐다. 이유무죄는 주문이 아니라 판결 이유에서만 무죄로 밝히는 것으로, 일죄 관계에 있는 다른 부분이 유죄일 때 쓰인다.

[email protected]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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