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베 문 열리자마자 후다닥"...유모차와 휠체어만 남았네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파이낸셜뉴스] 지하철역에서 문이 열리자마자 일반 승객들이 먼저 몰려 타는 바람에 정작 엘리베이터가 유일한 이동 통로인 휠체어와 유모차 이용자가 겉도는 사연이 알려졌다.
26일 소셜미디어(SNS) 스레드에 따르면 최근 지하철 엘리베이터 앞에서 승차하지 못한 채 남겨진 유모차와 전동휠체어의 모습을 담은 게시물이 올라와 20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작성자 A씨는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발 빠른 사람들만 후다닥 타고 사라졌다"며 "결국 문 앞에 남겨진 건 유모차와 휠체어뿐이었다. 우리는 계단도 이용할 수 없는데 씁쓸했다"고 적었다. 당시 엘리베이터는 일반 승객들로 가득 차 곧바로 출발했고, A씨는 다음 엘리베이터에 휠체어 이용자를 먼저 태워 보낸 뒤 세 번째 엘리베이터가 와서야 간신히 탑승할 수 있었다.
A씨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휠체어나 유모차는 열차에서 내리는 것부터 이동까지 일반 보행자보다 시간이 오래 걸려 먼저 줄을 서기조차 쉽지 않다"며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편의' 수단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유일한 '생존형 이동' 수단인 만큼 조금 더 성숙한 시민의식과 배려가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해당 사연이 확산하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비슷한 경험을 호소하는 글들이 잇따랐다. 한 이용자는 "다른 사람들에게 눈치가 보여 '다음 차, 그다음 차' 양보하다 보면 영원히 제자리에 서 있는 신세가 된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만삭 임신부는 "만원 엘리베이터에서 경고음이 울리자 뒤늦게 탄 승객들이 나보고 내리라고 눈치를 줬다"는 경험담을 전하기도 했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에 따르면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 동반자 등은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권리를 가진 교통약자로 규정돼 있다. 그러나 역사 내 엘리베이터의 탑승 우선순위를 법적으로 강제하거나 위반 시 처벌하는 규정은 없어 실질적인 이용은 오로지 승객들의 자발적인 양보에 맡겨져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해외 주요 도시처럼 엘리베이터 앞에 교통약자 전용 대기 구역을 시각적으로 명확히 표시하거나 유도 동선을 분리하는 등 물리적인 환경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비장애인 승객들이 찰나의 편리함을 위해 교통약자의 유일한 통로를 가로막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며 "시설 안내 표지판 확충은 물론 줄 서기 문화 개선 등 교통약자 우선 원칙이 공공 교통시설 전반에 제도적으로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