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주식 샀다가 5조1000억원 강제 매도"…개미들 무슨 일?
[파이낸셜뉴스] 올해 들어 주식 외상거래 대금을 갚지 못해 증권사가 강제로 매도한 주식 규모가 5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연간 반대매매 금액의 약 3배에 달한다.
반대매매가 가장 많이 발생한 달은 코스피가 큰 폭으로 하락한 10월이 아니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6월이었다. 외상거래가 늘어난 상황에서 보유 종목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강제 매도가 집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주가가 충분히 하락했다고 생각해 빚을 내 저가 매수에 나설 경우 반대매매가 다시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 23일까지 위탁매매 미수금에 따른 반대매매 금액은 약 5조1000억원이었다. 지난해 1년간 발생한 약 1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2.9배 수준이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외상으로 매수한 주식의 결제 대금을 정해진 기한까지 납부하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해당 주식을 강제로 처분해 미수금을 회수하는 절차다. '강제 청산'이라고도 부른다.
월별 반대매매 금액은 6월이 1조1229억원으로 가장 컸다. 올해 월간 반대매매가 1조원을 넘어선 것은 6월뿐이다. 특히 6월 9일에는 하루 동안 1698억원의 반대매매가 발생해 연중 최대치를 나타냈다.
코스피 상승에도 반대매매가 급증한 원인으로는 일부 대형주에 집중된 매수세가 지목됐다. 지난 5월 2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된 이후 관련 상품에 매수세가 집중됐다. 코스피는 6월 22일 9114.5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다른 종목들은 상대적으로 상승세에서 소외됐다는 분석이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코스닥 등 다른 종목에서 반대매매가 많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반대매매는 단기간의 주가 변동보다는 하락세가 지속될 때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6월에는 코스피가 최고치를 향해 상승하는 동안에도 하루에 5~8%씩 급락하는 날이 여러 차례 있었다. 개인투자자들은 같은 달 유가증권시장에서 56조원을 순매수했다. 외상거래가 증가한 상황에서 일부 보유 종목의 하락세가 이어지자 결제 대금을 납부하지 못한 투자자들의 주식이 대거 반대매매로 처분됐다.
주가가 급락할 때마다 외상거래를 이용한 저가 매수가 늘어나는 현상도 반복됐다. 10월에도 코스피가 19% 가까이 하락하는 동안 개인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3일까지 약 12조원을 순매수했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12일 1조635억원에서 19일 1조4293억원으로 일주일 만에 34% 증가했다.
이 기간 코스피는 13일 5.46%, 15일 7.57% 급락했다. 주가 하락과 미수금 증가가 겹치면서 13일부터 19일까지 5거래일 동안 3407억원의 반대매매가 발생했다.
다만 최근 들어 반대매매 금액은 감소했다. 20일부터 4거래일 연속 줄어들면서 23일에는 75억원까지 낮아졌다. 위탁매매 미수금 역시 23일 9343억원으로 1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10월 1일부터 23일까지 누적 반대매매 금액은 4991억원으로, 하루 평균 규모는 6월의 약 3분의 2 수준이었다.
[email protected] 한승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