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군민 국회 앞 결의문 채택…28일 예결위원장에 항의서한 전달
28일 국회의사당 계단 앞 이틀째 집회
결의문 채택하며 권역 평가 재검토 촉구
중복 인구지표·비공개 가중치 문제 제기
공동서명·의견서 앞세워 장기 대응 예고
【파이낸셜뉴스 인제=김기섭 기자】정부의 지방우대지수 2권역 분류에 분노한 인제군 주민들이 국회 앞에서 총궐기에 나섰다.
27일 인제군에 따르면 지방우대지수 2권역 지정 규탄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서울 국회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주민들은 이날 오전 9시 인제잔디구장에서 3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1차 궐기대회를 연 뒤 600여명이 상경해 오후 12시30분부터 국회 정문 앞에서 경과보고와 규탄사, 결의문 낭독, 구호 제창을 이어갔다. 이 자리에서 최상기 인제군수와 김도형 비대위원장, 김근성 인제군이장연합회장은 삭발식을 갖고 분류안 시정을 촉구했으며 이양수 국회의원(속초·인제·고성·양양)도 함께했다.
집회는 28일에도 이어진다. 오후 1시 국회의사당 계단 앞에서 최 군수와 김 위원장, 주민·사회단체 회원 등 200여명이 다시 모여 지역 사회단체장들의 삭발식을 진행하고 이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할 예정이다. 비대위는 국회 집회 이후에도 주민 공동서명서와 사회단체 의견서를 모아 정부에 꾸준히 전달하며 장기 대응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번 반발은 행정안전부의 잇단 지역 분류 결과에서 비롯됐다. 행안부는 지난 7일 인구감소지역 재지정에서 인제군을 인구활력+지역으로 분류한 데 이어 20일 발표한 지방우대지수에서 춘천·원주·강릉·속초와 함께 2권역에 포함했다. 도내 군 지역 가운데 2권역에 든 곳은 인제군이 유일하다. 지방우대지수가 내년부터 본격 적용되면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지원 등 정부 사업이 권역별로 차등 지원되고 향후 아이맞이지원금까지 지수에 연동될 수 있어 지역사회는 재정 지원 격차를 우려하고 있다.
군은 이날 지방우대지수 2권역 지정 재검토 건의 자료를 내고 핵심지표인 서울과의 거리부터 실제 접근성을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인제군은 서울과 직선거리가 146㎞로 청주시(136㎞), 세종시(145㎞)와 비슷하지만 철도 없이 시외버스로만 120분이 걸린다. 반면 이들 도시와 천안시는 고속철도를 이용하면 40~80분이면 서울에 닿는데도 인제군과 같은 2권역으로 분류됐다.
인구 규모와 여건이 비슷한 지역과 견줘도 차이가 뚜렷하다. 인구 3만명 안팎인 충북 괴산군과 충남 청양군, 2만7000명인 단양군은 모두 3권역에 들었다. 인제군의 지역낙후도는 KDI 공공투자관리센터 기준 전국 167개 시군 중 151위로 도내 최하위이며 인구감소지역인 횡성군(98위)과 영월군(107위), 홍천군(110위), 양구군(121위)보다도 낮다.
인제군은 군인과 군인가족 인구가 통계적 착시를 불러 실제 소멸 위험을 가렸다고 주장한다. 부대 인사이동에 따른 전입이 청년순이동률에 반영되면서 인제군 수치는 0.4%로 양구군(-4.68%)과 화천군(-4.28%)을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주민등록인구는 2021년 말 3만2165명에서 올해 9월 3만636명으로 1529명 줄었고 같은 기간 연평균 인구증감률은 -0.79%에서 -1.03%로 악화됐으며 고령화 비율은 18.8%에서 24.1%로 높아졌다.
지표 설계의 문제도 제기했다. 지방우대지수의 균형발전지표에 인구 관련 지표 6개가, 인구감소지역 지정에 쓰이는 인구활력지수에 5개가 각각 들어가 사실상 중복 평가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또한 KDI 공공투자관리센터가 지역낙후도 산정 때 지표별 가중치를 공개하는 것과 달리 균형발전지표는 산정 결과와 가중치가 비공개여서 검증이 어렵다고 꼬집었다.
인제군은 핵심지표를 지역별 사회·경제지표로 바꾸고 거리 지표에 교통 인프라를 반영하는 한편 △군사시설 △한강수계 △설악산국립공원 △산림보호구역 등 중첩규제를 보정지표로 활용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김도형 비대위원장은 규탄사에서 "지역낙후도는 전국 151위인데 권역은 춘천·원주와 같다면 정부가 인제에 직접 와서 군민들에게 그 이유를 밝혀야 한다"며 "평가에 쓴 자료와 점수, 반영하거나 뺀 항목을 빠짐없이 공개하고 언제까지 어떻게 바로잡을지 답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주민들은 결의문을 통해 행정예고 기간이 원칙인 20일보다 짧게 잡혀 지자체 의견수렴이 충분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하며 2권역 지정 철회와 산정기준 전면 개선, 지표별 점수 공개, 불이익 방지 대책 시행을 촉구했다. 결의문을 낭독한 김근성 회장은 "기찻길 하나 없이 시외버스로 2시간을 달려야 서울에 닿는 인제를 도시 기반이 갖춰진 곳과 한데 묶는 것은 낙후지역을 두텁게 돕겠다는 정책 취지와 정면으로 어긋난다"며 "권역 지정이 바로잡히고 평가 근거가 공개될 때까지 합법적인 방법을 모두 동원해 맞서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기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