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쟁이 생활비 올려" "대중 외교는 잘해" 엇갈리는 표심 [11·3 중간선거 미국의 선택은]
(3) 외교·통상 이슈
공화당 지지층도 전쟁엔 부정적
관세 등 통상정책도 민생 영향
유권자 49%가 "삶의 질 악화"
그나마 대중·러 외교평가는 '긍정'
다음달 3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란 전쟁과 고율 관세가 표심을 흔드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유권자들은 물가 상승과 생활비 부담을 최우선 현안으로 꼽지만, 그 원인으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통상 정책을 지목하면서 대외 정책에 대한 불만이 민생 심판론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싱크탱크와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에서 외교·안보와 경제의 경계가 한층 흐려졌다고 진단한다.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라는 전통적인 선거 공식에 전쟁과 관세가 핵심 변수로 들어선 셈이다. 이란 전쟁과 고율 관세에 따른 생활비 부담이 트럼프 행정부를 압박하는 가운데 민주당은 상·하원 다수당 탈환을 노리고 있다.
■생활비 상승은 관세·이란 전쟁 탓
이번 선거의 가장 큰 특징은 외교 이슈가 곧바로 민생 경제를 타격했다는 점이다. 지난 9월 케이토연구소가 미국 등록 유권자 41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74%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가 구입하는 물건의 가격을 올렸으며 49%는 생활의 질이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특히 유권자들의 57%는 관세를 세금을 추가로 거두는 것과 동일한 것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달 시카고국제문제협회(CCGA)의 설문 결과에서는 유권자의 86%가 이란 전쟁이 유가와 식료품, 비료 가격 상승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응답했다. 디젤(경유) 가격은 갤런(3.8L) 당 6달러를 넘으면서 연말 특수를 앞두고 물류비 부담을 더 높일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연합(EU)을 포함한 교역국에 '슈퍼 301조'를 통해 관세 부과를 강화하고 있다. 앞으로 반도체와 핵심 광물, 항공기 및 관련 부품에 안보 관련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할 가능성도 있다. 또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대한 보복 관세 카드까지 준비하며 오히려 관세 조치를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중·러 외교 긍정 평가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했던 "새로운 전쟁 불참" 기조가 깨지고 중동 군사 개입이 장기화되면서, 시카고국제문제협회 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층 조차 76%가 부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등을 돌리는 양상이다. 이스라엘 지원에 대한 인식도 달라져 56%가 군사 지원을 줄이거나 중단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민주당을 지지하는 젊은 유권자들은 가자 전쟁이 선거에 적극 참여하게 만든 계기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 전쟁은 선거 이후에도 추가 병력 배치 등 강경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나 의회에서 전쟁권법 통과로도 저지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의 거부권과 행정 집행 권한이 있기 때문이다. 의회가 국방비 증액 요구를 거부하거나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위협은 할 수 있어도 지금까지 실제로 전쟁 예산을 완전히 차단한 사례는 없다.·
유권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및 러시아 외교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메릴랜드대 공공정책 교수 조슈아 시프린슨은 최근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와 가진 인터뷰에서 유권자들의 다수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정책을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 비해 덜 대립적인 것으로 보고 있으며 협력적 접근 방식을 더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간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트럼프 대통령의 소극적인 우크라이나 지원과 대 러시아 정책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 미국 국무부의 우크라이나 협상 특사를 지냈던 커트 볼커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를 늘리려하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email protected] 윤재준 기자[email protected] 윤재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