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그래픽부터 미식까지…디자인하우스 50년 기념전 '막' 개막 [fn 아트스냅]
장충동 사옥 17곳에 18팀·26인 참여
전통 가구 재해석·참여형 그래피티
한식·양식 넘나드는 한정 메뉴까지
헌 옷과 자투리 천이 잔칫상으로 변하고, 전통 반닫이는 속이 들여다보이는 가구가 됐다. 메밀로 만든 가느다란 파스타 면은 막국수로 나온다. 익숙한 사물과 재료를 다르게 조합하는 실험이 서울 장충동 디자인하우스 사옥에 모였다.
27일 디자인하우스에 따르면 전날 중구 장충동 사옥에서 50년 기념전 '막(MAK)'이 개막했다. 디자인·건축·그래픽·패션·음식 등 여러 분야의 창작자 18팀·26인이 참여했다. 일반 관람은 이날부터 11월 25일까지다.
■헌 옷 잔칫상과 투명한 반닫이
전시의 출발점은 막사발·막걸리·막국수·막춤에 붙은 '막'이다. 디자인하우스는 서툴고 투박해도 먼저 시도하고, 서로 다른 감각을 섞는 창작 태도로 이를 해석했다. 승효상이 설계한 사옥의 입구·로비·정원·회의실·카페 등 17개 공간에 작품을 배치했다.
패브릭 아티스트 김은하는 조선 왕실 잔칫상인 고임상에서 착안해 생일상을 차렸다. 헌 옷과 원단 자투리로 유과·옥춘·케이크 등을 만들고 색색의 탑에 '막'과 '복'을 새겼다. 전시가 끝나면 상 위의 오브제들이 흩어지는 구성에는 잔치 음식을 나누던 풍습도 담았다.
정구호의 '백골동'은 전통 가구의 금속 장식인 장석에 플렉시글라스를 결합한 투명한 반닫이다. 속이 보이는 재료를 쓰면서 가구의 구조와 장식이 함께 드러난다. 반닫이를 실물 크기로 옮긴 판화도 처음 공개한다.
백종환은 전통 사방탁자의 구조를 줄이거나 늘린 '삼방탁자'와 '오방탁자'를 선보인다. 박길종은 카페에서 버려진 테이블과 이전 작업에서 남은 재료를 모아 새 쓰임을 만들었다.
배우·사진작가 박상원과 건축가 최시영, 음악가 김수철 등이 참여한 '다다친구들'은 카르텔의 '루이 고스트 체어(Louis Ghost Chair)'를 저마다 다르게 꾸몄다. 여섯 창작자의 삶과 작업에서 가져온 물건도 소품 상자에 담았다.
■관객이 더하는 색, 미식으로 넓힌 감각
디자인하우스는 1976년 월간 '디자인'을 창간한 뒤 '행복이 가득한 집'·'럭셔리' 등을 발행해왔다. 서울리빙디자인페어·서울디자인페스티벌을 열며 지면을 넘어 디자인을 경험하는 자리도 넓혀왔다.
크리에이티브 그룹 레벨나인은 50년의 역사를 10년 단위로 나누고 시기별 시도와 키워드를 그래픽 벽면에 담았다. 관람객이 직접 색과 글자를 남기는 디지털 그래피티도 설치했다. 관람객의 참여로 전시 기간 내내 모습이 달라진다.
감나무 정원에는 플라워 아티스트 레오 킴의 작은 정원이 들어섰다. 꽃과 잎·열매로 채워지고 다시 비워지는 자연의 순환을 통해 채움과 비움의 관계를 살핀다.
사옥 카페 '차지소'에서는 스타일리스트 민송이·민들레의 세븐도어즈가 한지와 오방색, 막사발을 현대적인 가구·재료와 조합했다. 음식과 그릇, 주변 공간이 함께 전시의 주제를 드러낸다.
메뉴는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 '소울'의 윤대현·김희은 셰프가 맡았다. 메밀 카펠리니를 활용한 막국수, 막걸리로 발효한 증편과 버터, 감자전에서 착안한 감자 뇨끼, 떡살 무늬를 입힌 무스 케이크 등을 전시 기간 한정으로 선보인다.
관람 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토·일요일은 쉰다. 관람료는 1만원이다.
[email protected] 장인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