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故후쿠다 조전서 日 정권 직격…"집권자, 선배 노력 소중히 여겨야"
유족에 조전 보내 "신의 있는 정치가이자 중국의 오랜 친구" 애도
"4대 정치문건 준수해 관계 기반 지켜야"…다카이치 현 총리 우회 압박
中 외교부도 "현 지도자들 깊이 자성해야" 가세…경색된 중일 관계 책임론 제기
같은 날 4선 성공한 룰라 브라질 대통령에게는 "운명공동체" 재선 축전
[파이낸셜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별세한 후쿠다 야스오 전 일본 총리를 애도하며, 일본의 현 집권자를 향해 양국 관계의 정치적 기반을 훼손하지 말라는 뼈 있는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27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후쿠다 전 총리 유족에게 보낸 조전(弔電)에서 고인을 "신의와 책임감이 있는 정치가이자 중국 인민의 오랜 친구(라오펑유·老朋友)"라고 추모했다. 시 주석은 고인이 올바른 역사관을 견지해 왔다며, 재임 중이던 지난 2008년 양국 정상 간 '전략적 호혜관계 전면 추진에 관한 공동성명' 등 중일 네 번째 정치 문건에 서명해 양국 관계 발전의 중요한 원칙을 확립한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
주목할 대목은 조전 말미에 담긴 현 일본 정권에 대한 일침이다. 시 주석은 "일본 집권자가 선배 정치가들이 기울인 심혈과 노력을 귀중히 여기고, 중일 4대 정치 문건을 준수해 양국 관계의 정치적 기초를 실질적으로 수호하기를 희망한다"라고 강조했다. 4대 정치 문건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상호 주권 존중, 패권 반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사나에 현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 사태' 개입 시사 발언 이후 1년째 경색 국면인 양국 관계의 책임을 일본 정치권에 묻고, 다카이치 총리를 우회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26일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고인의 퇴임 후 난징대학살 희생자 기념관 방문 등을 언급하며 "일본의 현 정계 지도자들은 깊이 자성해야 한다"라고 보다 직설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지난 22일 향년 90세로 별세한 후쿠다 전 총리는 대아시아 외교를 중시한 자민당 내 대표적인 비둘기파다. 재임 기간 "상대가 싫어하는 것을 할 필요가 있느냐"라며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거부하고, 우익적 시각에 타협하지 않으며 한국·중국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 시 주석은 이날 결선투표에서 승리해 네 번째 임기를 앞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에게도 재선 축전을 발송했다. 시 주석은 "최근 몇 년간 룰라 대통령과 긴밀히 소통하며 중·브라질 운명공동체 건설에서 새로운 진전을 이뤘다"라며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연대와 협력을 지속해서 강화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