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종전 중재" 핀란드·노르웨이, 푸틴·젤렌스키 릴레이 통화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스퇴레 노르웨이 총리, 푸틴과 90분 '깜짝 통화'
다음 달 미·러·우크라 '아부다비 3자 실무협상' 앞두고 종전 중재 나서
푸틴 "러 이익 고려돼야"…젤렌스키 "에너지·인프라 공격 완화 촉구"
덴마크·이탈리아 등 "사전 조율 없는 개별 행동" 비판…유럽 내 파열음도
[파이낸셜뉴스] 핀란드와 노르웨이 정상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잇따라 전화 통화를 갖고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중재에 나섰다. 다음 달로 예정된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 간의 3자 평화 협상을 앞두고 사전 정지 작업에 나선 것이지만, 유럽 일각에서는 동맹국과 조율 없는 '개별 행동'이라며 반발하는 등 파열음도 일고 있다.
27일(현지시간) 핀란드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과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는 이날 푸틴 대통령과 90분간 공동 통화를 가졌다. 서방 정상이 푸틴 대통령과 직접 접촉한 것은 지난해 7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북유럽 두 정상은 푸틴 대통령과의 대화를 마친 직후 곧바로 젤렌스키 대통령과도 통화해 논의 내용을 공유했다.
이번 릴레이 통화는 지난 2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전 종전 관련 논의의 연장선이다. 당시 오슬로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북유럽 두 정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종전 방안을 논의했고, 이후 위트코프 특사는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넘어가 푸틴 대통령과 만났다.
결국 이번 통화는 다음달 3일 예정인 미국 중간선거 직후인 다음달 중순 이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릴 미·러·우크라 3자 평화 협상을 앞두고, 양측의 입장을 직접 전달하며 긴장 완화를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통화에서 양측은 평화 협상을 향한 기대감을 보이면서도 뚜렷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3자 회담 재개 합의를 환영하면서도 "공정하고 장기적인 평화를 달성하려면 러시아의 정당한 이익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대결적 정책이 전쟁을 장기화하고 있다"라며 서방에 책임을 돌리기도 했다.
반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텔레그램을 통해 "우리의 외교와 공동의 평화 노력을 지원해 준 두 정상에게 감사하다"라고 밝히며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및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을 완화하기 위한 실질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전달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북유럽 정상들의 적극적인 중재 행보를 두고 유럽 내부에서는 파열음도 감지됐다. 유럽 차원의 공식적인 합의나 조율 없이 개별적으로 푸틴 대통령과 접촉한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 대화는 우리 중 누구와도 협의되지 않았다"라며 "러시아는 평화를 원한다는 징후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 개별적으로 움직일 것이 아니라 단결을 유지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이탈리아 당국자들 역시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에서 유럽의 이익을 대변할 합의된 대표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유럽을 대표할 분명한 권한을 가진 인물을 신속히 임명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반발에 대해 북유럽 정상들은 당위성을 적극 항변했다.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은 "전쟁의 결과는 국경을 맞댄 우리뿐 아니라 유럽 전체 안보에 직결된다"라며 직접 소통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 역시 "러시아 지도부와의 소통 채널 유지 국가가 미국에만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반박했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