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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대선 패배 후 美 도피 의혹…여권까지 취소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26일(현지 시간) 보우소나루 의원이 소지한 외교관 여권을 포함한 모든 여권을 무효화하고 24시간 내 여권 실물을 제출할 것을 명령했다. 대선 결선 패배 하루 만이다. 사진은 25일 결선 투표 후 연설하는 보우소나루 의원. 사진=뉴시스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26일(현지 시간) 보우소나루 의원이 소지한 외교관 여권을 포함한 모든 여권을 무효화하고 24시간 내 여권 실물을 제출할 것을 명령했다. 대선 결선 패배 하루 만이다. 사진은 25일 결선 투표 후 연설하는 보우소나루 의원.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브라질 정부가 대선에서 패배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후보의 여권을 무효화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장남인 그는 금융범죄 혐의로 수사를 받는 가운데 아르헨티나를 거쳐 미국으로 도피하려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보우소나루 일가와 브라질 사법부의 갈등이 다시 격화되는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27일(현지시간) 브라질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당국이 플라비우 보우소나루의 일반 여권과 외교관 여권을 모두 무효화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브라질 연방대법원의 여권 제출 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데 따른 조치다.

앞서 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연방대법관은 지난 25일 보우소나루에게 여권을 제출하도록 명령하고 출국을 금지했다. 보우소나루는 온라인 도박 산업과 관련된 자금세탁 의혹과 부친을 소재로 한 영화 제작 자금 조달 과정에서 발생한 금융범죄 혐의 등 두 건의 수사를 받고 있다.

보우소나루는 지난 26일 인스타그램에 영상을 올려 대선에서 자신을 지지한 유권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면서도 선거 과정에서 부정행위가 있었을 가능성을 거듭 주장했다. 그는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를 부인하고 여권을 제출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보우소나루가 아르헨티나를 거쳐 미국으로 도피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국경 당국은 27일 브라질·파라과이 접경 지역인 이과수 국제공항에서 전용기 한 대를 수색했다. 보우소나루가 해당 항공기를 이용해 미국으로 출국할 계획이라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온 데 따른 것이다. 다만 당국은 그가 항공기에 탑승하려 했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브라질 정부 역시 보우소나루가 아르헨티나 국경을 통해 출국했다는 공식 기록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양국 국경에는 출입국 관리 인력이 상주하지 않는 통과 지점이 많아 실제 출국 여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보우소나루 일가는 그동안 지모라이스 대법관과 연방대법원이 자신들을 상대로 정치적 탄압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부친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도 2022년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에게 패배한 뒤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미국 플로리다주로 떠난 전력이 있다. 이후 브라질로 귀국했지만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징역 27년을 선고받았으며 현재 가택연금 상태에서 형을 복역하고 있다.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보우소나루 일가에 대한 수사가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제도를 보호하기 위한 정당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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